“가맹점은 늘고 개인 매장은 줄고”…치킨시장 프랜차이즈 쏠림 현상 가속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5.12.31 07:27  수정 2025.12.31 07:27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3만개 돌파

프랜차이즈 확장 속 개인 치킨집 감소

선택지는 많아졌지만 다양성은 위축

서울의 한 BBQ매장 앞 모습. 사진과 기사 내용은 무관함.ⓒ뉴시스

국내 치킨 시장이 대형 브랜드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국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사상 처음으로 3만개를 돌파했지만, 정작 동네 치킨집을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 매장이 빠져나간 자리를 프랜차이즈 간판이 채우는 방향으로 구도가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프랜차이즈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3만1397개로 집계됐다. 전년(2만9805개) 대비 5.3% 증가한 수치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3만개를 넘어섰다.


반면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치킨집을 포함한 전체 치킨 전문점 수는 3년 연속 감소 추세다.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개인 매장을 모두 포함한 전국 치킨전문점 수는 지난 2023년 기준 3만9789개로 2020년(4만2743개)보다 거의 3000개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은 치킨 시장의 무게 중심이 개인 창업에서 프랜차이즈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 배달 플랫폼 수수료까지 겹치면서 개인 매장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브랜드 간 치열한 경쟁도 시장 재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면 품질이나 차별화가 아닌 마케팅 중심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자본력과 조직력을 갖춘 브랜드에 유리한 구조로, 개인 치킨집이 동일한 경쟁 구도에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브랜드 간 마케팅 경쟁이 심화될수록 시장 진입과 생존의 문턱은 더 높아지고, 동네 치킨집이 설 자리도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가격이나 광고 경쟁에 대응할 여력이 없는 개인 매장은 소비자 선택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지가 크게 늘어난 듯 보이지만, 골목 상권의 다양성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때 지역별로 존재하던 ‘명물 치킨집’은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브랜드 로고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소재 교촌치킨 매장의 모습. 사진과 기사 내용은 무관함.ⓒ뉴시스

그렇다면 동네 치킨집이 사라지는 핵심 원인이 무엇일까.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재편되는 배경에는 개별 점주의 역량을 넘어선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치킨 수요 자체가 급감했다기보다는, 개인 매장이 시장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핵심이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비용 구조 악화가 꼽힌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임대료 부담이 동시에 상승하는 가운데 배달 플랫폼 수수료까지 더해지면서 개인 매장이 감당해야 할 고정비와 변동비가 크게 늘었다.


쉽게 말해, 과거에는 단골 중심의 오프라인 판매로 일정 수준의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배달 중심 소비 구조로 전환되면서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졌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은 개인 매장에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마케팅 환경 변화도 개인 치킨집의 생존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배달앱 내 노출 경쟁이 심화되면서 광고비와 할인 프로모션이 사실상 필수 비용으로 자리 잡았다.


프랜차이즈는 본사 차원의 브랜드 인지도와 공동 마케팅을 활용할 수 있지만, 개인 매장은 동일한 수준의 홍보 효과를 내기 위해 더 큰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맛’이나 ‘단골’ 만으로 경쟁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망 측면에서도 격차가 크다. 프랜차이즈는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과 안정적인 물류 공급망을 갖추고 있는 반면, 개인 매장은 원재료 가격 변동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닭고기나 식용유, 포장재 등의 가격이 오를 경우 이를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구조다.


이 같은 환경으로 인해 신규 창업 역시 개인 브랜드보다는 프랜차이즈로 쏠리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운영 매뉴얼과 브랜드 인지도, 배달 플랫폼 대응력 등을 고려하면 프랜차이즈가 ‘덜 위험한 선택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계는 이러한 시장 재편이 소비자 선택권과 시장 다양성 측면에서 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브랜드 중심 구조가 고착화될수록 메뉴와 가격, 운영 방식이 표준화되고 골목 상권을 지탱해온 소규모 자영업의 역할은 점차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중심 구조가 굳어질수록 소비자는 선택지가 늘어난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비슷한 메뉴와 가격대의 브랜드만 남는 구조가 될 수 있다”며 “골목 상권에서 개성 있는 치킨집이 사라지면 시장 전체의 다양성과 경쟁력도 함께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간 마케팅 경쟁이 과열될수록 광고비와 프로모션 비용이 사실상 필수 비용이 되고, 이는 자본력이 있는 브랜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이 구조가 지속되면 개인 매장은 경쟁에 참여하기조차 어려운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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