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 국회 문턱 넘지 못해 합수본 구성 가능성
경찰, 특검에서 사건 이첩 받고 뚜렷한 성과 없어
야당, '통일교 특검' 출범 근거로 경찰 무능 지적
상당수 사건 공소시효 임박에 검찰로 송치 전망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사 앞에서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검찰이 통일교가 연루된 '정교유착' 수사를 주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통일교 특검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지시하며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 전망이 나온다.
다만 검찰은 내년 10월 검찰청 해체를 앞두고 있는데다가 이 사건이 6월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수사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경찰도 과거 검찰이 전담하다시피 했던 정치인 연루 사건 수사에는 경험이 부족해 합동수사본부가 구성된다 해도 얼마나 성과를 낼 지는 미지수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통일교 특검법'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상정되지 못하며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여야는 특검 후보 추천 방식과 수사 대상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가운데 이 대통령은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정교유착 의혹과 관련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검토를 지시했다. 특검 출범 후 사건을 넘겨주더라도 먼저 수사에 착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특검법 통과가 잘 안될 가능성을 대비해 정부 차원에서 특별수사본부 검토 필요성을 거론하며 수사팀 구성 방안에 무게를 더했다.
통일교가 연루된 '정교유착' 수사는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지난 9일 통일교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력 정치인을 지원했다는 의혹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 그러나 경찰은 민중기 특검팀으로부터 사건을 이첩 받고도 수사 초반 유능함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인 연루 사건과 관련해 많은 경험을 축적한 검찰에 비해 경찰은 상대적으로 약점이 있다. 이 대통령의 검경 합동수사본부 검토 지시가 나온 배경이다.
소위 '통일교 게이트'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8월 특검팀 면담에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도 지원했다고 진술했으나, 특검팀이 조사에 착수하지 않았단 의혹에서 시작됐다.
특검팀이 이달 중순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서 언급된 대상은 여야의 정치인 5명이라고 공식 발표해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이 인적, 물적, 시간적으로 볼 때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나 내사 사건번호를 부여해 사건기록 자료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의혹의 핵심인물인 전재수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2018~2020년 당시 3000만~4000만원이 담긴 현금 상자와 까르띠에와 불가리 등 명품 시계 2점을 전달했다.
경찰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불가리 코리아 본점을 압수수색해 통일교 관계자들의 제품 구매 이력을 포함한 각종 정보 확보를 시도했고 이보다 앞서 15일엔 전 의원의 자택과 의원실을 압수수색 했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로 사건이 넘어가며 전 의원 받을 것으로 추정되는 금품 금액도 줄었다. 경찰은 영장에 전 전 장관이 2018년 무렵 현금 2000만원과 1000만원 상당의 불가리 시계를 받은 것으로 적시했다.
검찰. ⓒ뉴시스
전 의원 사건은 뇌물죄 적용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경우 공소시효가 7년으로 이날 만료되는 반면 뇌물죄를 적용할 경우 최대 15년으로 늘어난다.
단 금품수수 금액이 중요하다. 수수한 금품의 가격이 1억원 이상이면 공소시효가 15년이고, 3000만~1억원은 10년이다. 3000만원 미만이면 7년이라 이날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이 때문에 불가리 시계 실물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야당 측은 '정교유착' 수사를 특검에서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경찰의 무능을 꼽았다. 최근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특검팀이 사건을 뭉개다가 언론 보도로 드러나자 국수본에 이첩했지만 수사 경험이 부족한 경찰관에게 맡겨졌다"며 "이재명 정권은 통일교 게이트에 대한 수사 의지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만일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구성될 경우 검찰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지목된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들이 많아 기소를 결정하기 위해 검찰로 송치 되는 사건이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찰은 내달 2일 공소시효가 임박한 통일교 쪼개기 후원 사건을 전날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공공수사2부(윤수정 부장검사 직무대리)에 배당했다. 검찰은 사건 기록을 검토한 뒤 기소 여부를 신속히 결정하겠단 방침이다. 또 이 사건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빠르게 수사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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