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로봇 꺼낸 LG, 플랫폼으로 맞서는 삼성…갈라지는 'AI 홈'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1.03 08:00  수정 2026.01.03 14:03

CES 2026서 로봇 전면 배치한 LG

초연결 AI 생태계에 방점 찍은 삼성

노태문·류재철 대표이사 공식 데뷔

LG 클로이드는 이달 6일부터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IT 전시회 'CES 2026'에서 관람객들을 만날 예정이다.ⓒLG전자

글로벌 테크 트렌드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CES 2026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 홈' 전략 앞에 서로 다른 해법을 들고 무대에 오른다. 양사 모두 집이라는 생활 공간을 지능화한다는 목표를 공유하지만, LG가 로봇을 전면에 내세워 물리적 수행 능력을 강화하는 쪽이라면 삼성은 기기 전반을 하나의 AI 플랫폼으로 묶는 방향을 택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차세대 가정용 로봇 'LG 클로이드(CLOiD)'를 공개한다. 앞서 2024년 CES에서 공개했던 이동형 AI 홈 허브 'Q9'이 모니터링·상황 판단 중심이었다면, 클로이드는 손가락을 갖춘 휴머노이드 형태로 물건을 잡고 조작하는 등 물리적 작업 수행을 전제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단순 제어를 넘어 '집안일을 실제로 대신하는 로봇'이라는 메시지에 무게를 둔 행보다.


LG가 로봇을 '미래 기술'이 아닌 '생활 가전의 확장선'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최근 CTO 조직에 있던 로봇 연구 기능을 생활가전(HS) 사업본부로 이관한 것은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상용화·수익화 체계로 편입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LG가 AI 홈 경쟁을 로봇 중심의 피지컬 AI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CES 2026 티저 영상 캡쳐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접근은 LG와 결이 다르다. 삼성은 이번 CES에서 로봇 단일 제품보다 초연결 AI 생태계를 강조한다. 기존 메인 전시장 대신 윈 호텔에 대규모 전시공간을 별도로 마련하고, 냉장고·TV·세탁기·패밀리허브 기기 등이 스마트싱스로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심리스 AI 라이프'를 핵심 주제로 내세운다.


이는 AI 기능을 특정 기기에 집중하기보다, 이미 보급된 방대한 삼성 가전·디바이스를 기반으로 집 전체를 AI 허브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전 제품의 업그레이드만으로도 AI 홈 경험을 확산시킬 수 있어, 진입장벽과 비용 부담을 낮추려는 실용적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최초 이족 보행 로봇 제조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전격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대표이사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삼성 AI 로봇 '볼리(Ballie)'의 경우, 이번 공식 전시 프로그램에서 비중이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볼리는 최근 국내 로봇 가전 가운데 최초로 개인정보보호 인증을 획득하는 등 상용화 기반을 갖춰가고 있어, 삼성 역시 로봇 사업을 접기보다 '완성도·안정성 확보'에 무게를 두고 속도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CES 2026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 새 대표이사의 데뷔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각각 '더 퍼스트 룩'과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자사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올해 CES를 관통하는 '피지컬 AI'를 둘러싼 사업 전략도 공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는 이번 CES가 양사의 AI 홈 중장기 사업 방향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가 로봇을 통해 '가전의 물리적 역할 확장'에 도전한다면, 삼성은 초연결 플랫폼을 앞세워 AI 경험을 일상 전반으로 확장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소비자 경험의 변화를 어디까지 현실화할지가 올해 IT업계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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