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회법부터 처리해야지 원"…우원식 의장의 개탄, 與 '필버 방지법' 힘 실릴듯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1.16 18:36  수정 2026.01.16 19:02

쟁점 법안마다 野 필리버스터 나서자

우원식 국회의장, 피로도 최대치 초과

한병도 "엉터리 필버 차단" 발언 당일

의장 본회의 도중 "몸 상할 지경" 토로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야당이 쟁점 법안에 대해 지난해 말부터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잇따라 진행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당일, 우 의장이 국회 본회의 중 "힘들어서 안 되겠다"고 토로한 육성이 본회의 중 노출됐다. 우 의장의 발언으로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필리버스터 방지법'에 힘이 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우원식 의장은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등 여권 주도로 상정된 '내란 2차 종합특검법'(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 표결 이후 개표 도중 "다음 번 필리버스터 할 때는 국회법을 먼저 통과시키고 국회법이 발효되면 다음 필리버스터를 하자 할까 싶다"며 "너무 힘들어서 안 되겠다. 무슨 이게 진통을 겪는 것 같아서 그거(국회법 개정 추진을) 안 할수가 없겠다. 몸이 상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사회 문제에 있어서 야성을 보이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촉발됐다는 관측이다.


우 의장 측 핵심관계자는 "야당의 필리버스터로 우 의장의 체력적 한계가 임계점을 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주호영 부의장이 (본회의) 사회 교대를 거부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로, 지금 우 의장과 (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필리버스터를 덤터기 쓰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앞서 주 부의장은 지난해 12월 23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 사회를 맡아달라는 우 의장의 요청을 거부했다.


당시 주 부의장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악법을 만드는 데 협조할 수 없다"며 "우 의장께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올린 법안들에 대해 야당과 합의되지 않아 상정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여야 원내지도부를 불러 협상을 진행했더라면 오늘의 필리버스터는 없었을 것"이라고 사회 교대 거부의 이유를 밝혔다.


이날 우 의장의 '국회법 선(先) 통과' 필요성 언급은 민주당이 1월 중 처리를 예고한 필리버스터 방지법에 상당한 명분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민주당은 60명 이상이 재석하지 않으면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수 있는 국회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국민의힘이 쟁점법안을 여당이 일방 강행통과시키는데 부담을 느끼도록 모든 비쟁점법안에도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전술을 들고나온 데 대한 대응책이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권이 비쟁점법안에까지 필리버스터를 지속하자 민주당은 칼을 뽑았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열리기 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쓸모없는 엉터리 필리버스터를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국민의 생존권까지 마비시키는 행태는 더는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달 본회의에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야당의 끊임없는 필리버스터로 사회를 보는 우 의장의 건강이 심상찮아 보인다"며 "국회법 개정안은 가능한 신속하게 처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수정당인 조국혁신당은 원내 소수 세력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장치인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는 법안에는 회의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젔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개정안이 처리되려면 혁신당과의 협의가 필요해서 그 결과를 봐야 한다"고 했다. 원내 관계자도 "1월 중 본회의 상정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고, 혁신당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여당이 추진하는 필리버스터 방지법을 '민주당의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필리버스터는 다수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소수의 최후 수단"이라며 "(국회법 개정안은) 민주주의의 상징인 필리버스터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시도로 이것이 바로 '입틀막 국회'이자 '의회 독재'"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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