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AI·로봇 시대 대비 '새 먹거리' 확보 박차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6.01.06 06:00  수정 2026.01.06 06:00

'주문형 반도체·휴머노이드' 주목…성장 동력 낙점

삼성전기 고성능 반도체 기판 '플립 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삼성전기

인공지능(AI)의 고도화가 기술 혁신을 가속하면서 신산업의 규모 팽창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AI 가속기와 로봇 등 새로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자,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국내 부품사들은 신산업을 겨냥한 새 성장 동력 확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 계열 부품사들은 AI 투자 확대와 로보틱스 시장 개화를 기회로 삼아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품사들은 완제품 기업들보다 변화의 속도를 빠르게 체감한다는 점에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공들이는 분야는 고성능 반도체 기판인 '플립 칩 볼그리드 어레이(FC BGA)'다. FC BGA는 PC·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와 네트워크·통신 장비용 고성능 프로세서, AI 가속기 등 고집적·고출력 칩 패키징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HPC), 통신 인프라 장비 등에서 고속 신호, 대용량 입출력, 높은 전력 밀도가 요구되면서 FC-BGA 채택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구글·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자체 개발한 주문형 반도체(ASIC)가 FC BGA의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제품 믹스(Mix) 개선을 통해 기판 전체 매출에서 FC-BGA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기판 전체 매출에서 FC-BGA 비중이 40% 중반에서 50% 수준으로 확대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투자 확대와 신규 세대 AI 가속기 출시 로드맵에 따라 이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아직 모바일 중심의 기판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부터 PC용 CPU 영역에서 FC-BGA 공급 확대와 빅테크 고객사 확보가 기대된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 두 곳으로부터 수주를 받아 양산 중이며, 추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샘플 테스트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2027년을 기점으로 FC-BGA 사업에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FC-BGA는 고객 맞춤형 대응이 필수적인 만큼 기술 장벽이 높다. 그러나 그만큼 수익성도 높아, 빅테크의 자체 칩 설계가 고도화될수록 부품사의 기술력이 시장 점유율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도 부품 업체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미래 축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노르웨이 초소형 전기모터 업체 '알바 인더스트리즈''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인간형 로봇) 손을 정밀 제어할 수 있는 구동 모터 기술 확보 목적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손과 관절 구동부는 정밀한 제어가 요구되는 영역으로, 액추에이터와 모터 기술의 난도가 높다.


아울러 삼성전기는 최근 공장 건설 재개를 검토 중인 멕시코 공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 모듈 생산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수주를 확보한 뒤 공급 물량을 구체화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역시 휴머노이드 한 대당 1만 개 이상이 필요한 만큼, 시장 확산 시 추가 수혜가 기대된다.


LG이노텍도 휴머노이드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미국 로봇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협력해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될 비전센싱 모듈을 개발 중이다. RGB 카메라와 3D 센싱 모듈을 하나로 집약한 이 부품은 로봇의 인식과 판단 능력을 좌우하는 부품이다.


이와 함께 미국 로봇 업체인 피규어AI를 고객사로 확보했고, LG 계열 벤처캐피털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피규어AI 시리즈C 투자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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