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에 2% 이자 준다?…‘국장 복귀’ 정책과 엇박 마케팅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6.01.08 07:16  수정 2026.01.08 07:16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달러 예탁금 이용료율 지급

미래에셋·메리츠·키움證, ‘업계 최대 수준’ 연 2% 적용

높은 금리에 “한국 주식으로 자금 이동 가능성 약화” 지적

올해부터 주요 증권사들이 달러 예탁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가운데 정부의 ‘서학개미 국장 복귀’ 정책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새해 들어 증권사들이 달러 예탁금에 대한 일종의 이자인 이용료율을 최대 연 2%까지 올렸다. 달러 예탁금 금리가 매력적인 수준을 자랑하자 정부의 ‘서학개미 국장 복귀’ 정책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모두 달러 예탁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단 2곳만 달러 예탁금 이용료를 지급하던 것과 사뭇 대비된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까지 1000달러 이하 예탁금에 연 0.01%의 낮은 금리를 적용했으나, 올해부터 업계 최대 수준인 연 2%로 인상했다.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 역시 1000달러 이하에 연 2%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5000달러 이하에는 메리츠증권 연 0.8%, 미래에셋·키움증권 연 0.6% 금리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하나증권(최대 연 1.5%), 한국투자·대신증권(1.0%), NH투자증권(0.8%), KB증권(0.64%), 신한투자증권(0.6%), 삼성증권(0.32%) 등이 달러 예탁금을 지급한다.


이는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가 예탁금 이용료율 합리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당국과 협회는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에 대한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증권사들이 투자자에게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에 따라 이용료를 산정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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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달러 예탁금에 대한 이용료가 높아진 것인데, 정부의 ‘서학개미 국장 복귀’ 정책과는 대비되는 조치다.


앞서 정부는 원화 약세의 주범으로 해외주식 투자자를 지목하며, 미국 주식을 팔고 한국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해외주식 계좌에 자금을 보유만 하면 높은 수준의 이자가 지급되는 만큼, 국내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옮길 유인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의 해외주식 관련 마케팅이 제한된 상황에서 달러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으로 해외투자 수요를 붙잡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주식에 대한 믿음이 강한 투자자들은 국장 강세만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미국 주식을 처분해도 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된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고, 당국과 협회의 권고처럼 투자자에게 마땅하고 투명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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