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원에 속아 현금수거책 역할 맡은 20대…항소심도 무죄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1.07 16:28  수정 2026.01.07 16:28

SNS 소액 대출 광고로 속인 후 '외환 대출 실적' 명목 범행 지시받아

1심 "정상 대출 가능한 것처럼 현혹…의심 없이 믿었을 가능성 충분"

수원고등법원이 위치한 수원법원종합청사 ⓒ연합뉴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현금수거책에게 피해금을 넘겨 범행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20대에게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 형사1부(신현일 고법판사)는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24년 12월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본인 계좌로 1500만원을 송금받고 은행에서 미화 1만500달러로 출금해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은 당시 임대차보증금 대출을 알아보던 중 SNS 소액 대출 광고를 보고 상담 신청을 했다. 이어 같은 날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이같이 행동했다고 검찰은 봤다.


검찰은 A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외환 대출 실적을 쌓아야 하니 우리가 송금하는 돈을 미화로 찾은 뒤 회사 직원에게 전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는데 A씨가 자신이 현금인출책 역할을 하는 줄 알면서도 범행했다고 판단했다.


앞선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출 업체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조직원으로부터 달러 인출 목적을 '하와이 배낭여행 자금'으로 이야기하라는 지시를 받고 그대로 실행한 점 등을 고려하면 대출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면서도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대출 방식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정상 대출이 가능한 것처럼 현혹했고 피고인은 이를 의심 없이 믿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했다.


2심 재판부 역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음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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