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해피엔딩' 그 이후, K-공연 글로벌 경쟁력 안착 과제
정부 뮤지컬 지원 예산 전년 대비 213억원 증가..해외 진출 본격화
브로드웨이 최신 화제작-글로벌 IP 등 국내 상륙
2026년 국내 공연예술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로 성장한 내수 시장의 에너지를 해외로 분출하는 구조적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국내 공연 시장 매출액은 2024년 약 1조 5000억원에 달한 데 이어 2025년 약 1조 7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양적 팽창을 바탕으로 올해 공연계는 지난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토니상 6관왕을 차지하며 증명한 K-공연의 잠재력을 실질적인 글로벌 산업 경쟁력으로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에이콤
8배 증액된 예산과 K-뮤지컬의 전략적 해외 진출
올해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정부의 파격적인 정책 지원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6년 뮤지컬 지원 예산을 지난해(31억원) 대비 약 8배에 달하는 244억원으로 편성했다. 무려 213억 원이 증가한 셈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창작산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해외 시범 공연 지원 등 올해 지원 사업의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영웅’ ‘명성황후’을 제작한 에이콤이 선보이는 ‘몽유도원’은 삼국사기 ‘도미전’을 기반으로 한 최인호의 소설 ‘몽유도원도’를 원작으로한 작품으로 국내 상연 후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코크극장에서 공연을 확정 지으며 한국적 소재의 세계화 가능성을 시험한다.
국립정동극장의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는 인간의 실존적 고뇌를 다룬 탄탄한 서사를 바탕으로 브로드웨이 쇼케이스와 본 공연 진출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한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은 이미 작품성이 검증된 ‘스테디셀러 K-뮤지컬’로서 영국 웨스트엔드의 문을 두드리며 현지 티켓 파워를 검증받을 계획이다.
'라이프 오브 파이' ⓒ에스앤코
브로드웨이 최신 화제작과 글로벌 IP의 상륙
국내 관객의 높아진 안목을 충족시킬 대형 라이선스 초연작과 스테디셀러의 라인업 역시 화려하다. 현재 공연 중인 대형 퍼펫 기술의 정수 ‘라이프 오브 파이’와 지브리 감성을 무대로 옮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초반 흥행을 주도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브로드웨이 최신 트렌드가 국내에 상륙한다.
오는 7월에는 팝스타 앨리샤 키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주크박스 뮤지컬 ‘헬스키친’이 국내 첫선을 보인다. 이어 8월에는 디즈니의 메가 히트 IP인 ‘프로즌’(Frozen)이 정식 라이선스로 개막해 가족 단위 관객을 대거 흡수할 예정이다. 9월에는 웨스트엔드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콰이어 오브 맨’이 가세한다. 이 밖에도 ‘빌리 엘리어트’ ‘오페라의 유령’ ‘시카고’ 등 전통의 강자들이 다시 무대에 오르면서 시장의 수익성을 탄탄하게 뒷받침한다.
손상규 연출 '바냐 삼촌' ⓒLG아트센터
연극계, ‘체호프 맞대결’과 해외 문제작의 도입
연극 분야에서는 고전 희곡을 현대적으로 번안하는 ‘재해석’ 열풍이 거세다. 특히 안톤 체호프의 명작 ‘바냐 아저씨’를 두고 벌어지는 국립극단과 LG아트센터의 기획 대결이 흥미롭다. 국립극단은 1899년 원작을 한국의 60~70년대 정서로 번안한 ‘반야 아재’(5월 22~31일)를 통해 고전의 한국화를 시도하며, LG아트센터는 세련된 미장센과 연출로 정평이 난 손상규 연출의 ‘바냐 삼촌’(5월 7~31일)을 통해 정통 고전의 현대적 미학을 극대화한다. 국립극장 역시 셰익스피어의 낭만 희극을 토대로 한 ‘좋으실 대로’(5월 28~31일)를 무대에 올려 고전의 생명력을 증명한다.
해외에서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은 문제작들도 속속 상륙한다. 세종문화회관은 영국의 심리 스릴러 ‘말벌’과 가족과 사회의 갈등을 날카롭게 해부한 프랑스 초연작 ‘빅 마더’를 각각 3~4월 세종S씨어터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특히 11월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폴란드 연극 ‘로스코’는 현대 미술의 거장 마크 로스코의 위작 사건을 모티브로 예술의 진정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2026년 연극 시장의 피날레를 장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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