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보조배터리 사고…기내 안전 규제 강화되나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6.01.12 13:28  수정 2026.01.12 13:28

국내외 보조배터리 사고 잇따르며 항공업계 전반 긴장

기내 반입은 허용…사용 제한 규정은 항공사별 제각각

기내 반입 금지 논의는 無…"반입 제한 바람직" 의견 나와

2025년 3월 12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내 보조배터리 반입 관련 내용이 안내되고 있다. ⓒ뉴시스

기내 보조배터리 사고가 잇따르면서, 항공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기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는 물론 항공편 지연 등 파장이 클 수 있어, 보조배터리 반입·사용 제한 움직임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인천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에서 승객이 소지한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발생 직후 승무원이 소화기를 사용해 즉시 진압하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10일에는 중국 하이난성 싼야 국제공항을 출발해 청주국제공항으로 향하던 티웨이항공 여객기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연기가 발생해 한때 소동이 빚어졌다.


보조배터리 같은 리튬배터리는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열폭주 현상으로 인해 다량의 열과 연기를 동반하는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일반 소화기로는 초기 진화가 어렵고 특수 진화 장비가 필요해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보조배터리 기내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내놓은 바 있다. 주요 내용은 ▲보조배터리 단락(합선) 방지를 위한 절연테이프 제공 ▲기내 방염 기능이 있는 격리 보관백 2개 이상 의무 비치 ▲40도 이상에서 색이 변하는 온도 감응형 스티커 부착 등이다. 기존의 ▲100Wh 이하의 보조배터리 1인당 최대 5개까지 기내 반입 가능 ▲위탁 수하물 반입 금지 ▲기내 선반 보관 금지 등의 규정에 추가된 조치다. 다만 법적 강제성은 없어 위반 시 처벌은 불가능하다.


항공업계는 국토부의 이러한 지침에 따라 기내 보조배터리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탑승시 보조배터리 관련 안내방송(단락방지 내용 포함)을 실시하고, 기내 수하물에 보조배터리가 없을 경우 '노 배터리(NO BATTERY)' 태그를 부착한다. 보조배터리를 소지한 경우에는 절연테이프 부착하도록 하며, 보조배터리는 기내에서 몸에 지니거나 좌석 앞주머니에 보관하도록 안내한다. 기내 선반 보관은 금지된다. 기내 전원을 이용해 보조배터리를 충전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지만, 보조배터리를 사용해 휴대전화 등 개인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것은 가능하다.


제주항공 역시 국토부 규정에 따라 보조배터리의 위탁 수하물 운송을 제한하고 있다. 소지한 보조배터리는 단락 방지 조치 후 객실 내에서 몸에 지니거나 눈에 보이는 곳에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기내 전원을 이용한 보조배터리를 충전은 금지돼 있으나, 보조배터리를 활용해 휴대전화 등을 충전하는 것은 허용된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프레미아, 파라타항공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국토부 지침에 따라 기내 보조배터리 보관을 적용하고 있으며, 기내 전원을 이용한 보조배터리를 충전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한발 더 나아가 국내 항공사 최초로 국내·국제선 전 노선을 대상으로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간 시범 운영을 거쳐 해당 규정을 확정해 현재 시행 중이다. 진에어 역시 보조배터리 반입 시 비닐백에 개별 포장하는 등 단락 방지 조치를 의무화했으며, 이스타항공과 마찬가지로 보조배터리의 기내 충전 및 사용을 모두 금지하고 있다.



2025년 2월 1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의 에어부산 탑승수속 카운터에 보조 배터리의 기내 선반 탑재 금지를 알리는 안내물이 표출되고 있다. ⓒ뉴시스

다만 항공업계 전반에서는 아직 보조배터리의 기내 반입 자체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제도는 도입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보조배터리로 인한 기내 화재가 잇따르자 지난해 6월 28일부터 자국 안전인증인 '3C' 마크가 없는 배터리의 중국 국내선 기내 반입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금지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사견을 전제로 "최근 보조배터리 사고가 잇따르는 만큼 기내 반입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조배터리에 절연테이프를 부착하는 조치는 사실상 기내 사용을 자제하라는 의미지만, 강제성이 없어 승객이 몰래 사용하는 경우를 막기 어렵다"며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일부 항공사는 보조배터리 등 위험 물품에 대해 유실 시 즉시 폐기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지난해 2월과 5월부터 보조배터리 등 위험 물품을 유실 즉시 폐기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월 1일부터 탑승수속 카운터와 직영 라운지, 기내에서 습득된 물품 가운데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 리튬배터리 일체형 무선 고열 전자기기 등을 전량 폐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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