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에 베팅한 '국민성장펀드'…성장 엔진 될까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6.01.13 06:00  수정 2026.01.13 06:00

이재명 정부, 경제 성장 핵심 동력으로 반도체 낙점

6조원 가량 직·간접 투자 예고…자금의 방향에 관심

EUV·소부장 등 키워드 될 듯…생태계 전반 기대감↑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구윤철 부총리와 자료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낙점한 가운데,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풀릴 대규모 자금이 어디로 향할 것인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생태계 전반의 가치를 끌어올릴 기회라는 점에서 업계 전반의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준비 중이다. 제조에서 팹리스까지 생태계 전반에 직접적인 투자는 물론, 금융·재정·세제·규제·연구개발(R&D)·인재 전반에 걸친 간접 지원도 병행될 전망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직접투자 ▲간접투자 ▲인프라투융자 ▲초저리대출로 나뉘며, 올해 반도체 분야에는 4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이 예고됐다. 이 가운데 직·간접 투자만 1조2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5년 누적으로는 약 6조원 규모다. 이 중에서도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지분 투자와 전략적 개입이 수반되는 직접·간접 투자 자금의 향방이다. 단순한 금융 투자가 아니라, 지분 투자나 전략적 개입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조치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관심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재고인 만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반에 지원이 향할 것이라고 본다. 국산화 비중을 높여야 하는 영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실제 수요처가 존재하는 기술들에 집중될 것이란 평가다. 또, 밸류체인 전반에서 기술 병목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와 지원이 필요한 기술과 기업은 많다"며 "HBM이나 로직다이, 본더 등 대표적인 키워드 중심으로 살펴봐야 하고, 이와 관련해 장비·소재 등을 납품하는 기업들이 유력한 후보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포토레지스트, 팰리클과 EUV(극자외선) 관련한 기술들이 정책적으로 의미 있는 영역"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직접투자의 무게중심은 소부장과 첨단 공정 관련 기술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EUV 공정의 핵심 부품이다. 포토레지스트, 펠리클, 블랭크마스크 등은 기술 장벽이 높고 외산 의존도가 컸던 영역이다. 국산화 비중이 커질 수록 산업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상징성이 크다.



지난해 2월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되어 있다. ⓒ뉴시스

시장에서는 동진쎄미켐, 에스앤에스텍, 에프에스티 등이 이러한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 후보로 거론된다. 동진쎄미켐은 포토레지스트 국산화에서 성과를 냈고, 에스앤에스텍은 EUV 블랭크마스크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에프에스티는 EUV 펠리클 개발에 참여해 왔다.


첨단 패키징과 후공정 분야도 중요한 영역으로 분류된다. AI 반도체 시대에는 미세공정보다 HBM, 2.5D·3D 패키징, 인터포저 등 후공정 기술이 성능과 수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메모리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산업의 특성상 패키징·본딩 장비 기업들도 전략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장비 국산화 역시 정책적으로 의미가 큰 분야다. 식각, 증착, 계측, 검사 장비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 원익IPS, 주성엔지니어링, PSK 등은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차세대 공정이나 특정 세부 기술에서는 여전히 국산화 여지가 남아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투자가 중소 기업 위주로 쏠린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반도체 산업 전반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지기 위한 적재적소의 투자가 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소부장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은 규모가 천차만별로 나뉘어져있다"면서 "기술과 가능성에 투자가 집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 연구위원은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국민성장펀드는 K반도체의 성장과 함께 생태계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만 팹리스나 소부장 가운데서도 일부 우량기업에만 지원이 몰릴 경우, 전체 밸류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넓은 기업군을 포괄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성장펀드의 반도체 투자 예산 집행은 올해 1분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