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서울 아파트…재건축·재개발 지연→신축 선호 강화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1.13 07:00  수정 2026.01.13 07:00

정부 규제에도 신축 대단지 거래 40건 이상 몰려

'준공 후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신축 희소성 '쑥'

아파트에 익숙한 30대 중심 신축 단지 선호 여전

2025년 10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1가 '영등포자이디그니티' 단지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서울 내 신축 아파트가 귀해지면서 신축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대출 한도를 줄이고 실거주 의무 등 규제를 내놨음에도 여전히 신축 거래가 이어지며 주택 시장을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부족이 현실로 다가온 만큼 신축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는 지난해 12월 4일 전매제한이 해제된 후 지난 12일까지 토지거래 허가 40건이 나왔다. 같은 기간 노원구 전체 토지계약허가 승인 618건이 나왔는데 서울원 아이파크에서만 6.47% 몰린 셈이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일반분양 물량 1856가구 중 전용면적 59㎡ 32가구를 제외하면 모든 가구가 전용 72㎡ 이상이다. 정부 10·15대책에 따라 서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되면서 분양권을 매수하면 중도금 일부를 대출 없이 자납해야하고 준공 후 실거주해야 해 분양권을 팔 수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신축 단지에 대한 매수세는 여전하다. 공사비 상승 여파로 서울 내 재개발과 재건축이 지지부진해 노후 아파트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축 아파트가 많아질수록 커뮤니티 등 생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내에서 준공 후 30년 이상 노후 주택 비중은 2020년 19.51%에서 2024년 28.30%로 4년 만에 8.79%포인트(p) 늘었다. 서울원 아이파크가 있는 노원구는 2020년 36.15%에서 52.99%로 노후 주택 비중이 급증했다. 노원구 내 전체 주택 중 절반 이상이 노후 주택인 셈이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신축 거래가 몰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매물 부족 속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택 매수에 나선 수요자가 희소성이 큰 신축 단지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5만6375건으로 한 달 전(6만4218건)보다 12.3% 줄었다. 같은 기간 전세(-15.8%)와 월세(-6.4%) 등 임대 매물 또한 이전 대비 감소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신축에 대한 희소성이 커지는 시장 환경"이라며 "전월세 물량을 찾기 어려워지는 등 거주에 대한 불안감 확산하는 점도 신축 선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신축 희소성이 커지면서 최근 입주한 단지들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전용 59㎡가 15억원에 신고가 거래됐고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SK뷰롯데캐슬도 같은 평형이 신고가인 12억원에 손바뀜했다.


오는 3월 입주를 앞둔 영등포구 양평동1가 영등포자이디그니티는 전용 84㎡가 20억3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단지 이전에 양평동1가 최고가 단지였던 영등포중흥S클래스 같은 평형이 14억4000만원이었는데 그보다 약 6억원 비싼 가격에 거래될 정도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신축 인기는 여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시장을 이끄는 주 수요층인 30대와 40대는 커뮤니티 시설 등 아파트 내 편의 시설 선호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주택 시장에서 신축 단지와 구축 단지 사이 가격 격차가 이전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30대는 물질적으로 풍요한 시절에 태어난 세대고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집 내부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다"며 "어려서부터 아파트에 살아왔던 만큼 주거 만족 기준을 삼는 '준거점'이 높아 신축 선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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