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국제 유가 100달러 돌파... 트럼프 “아주 작은 대가일 뿐”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6.03.09 09:18  수정 2026.03.09 09:24

지난 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석유 저장 시설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 AP/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걸프 지역 원유 공급망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제유가가 ‘심리적 저지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8일(현지시간) 오후 현재 전장보다 14.85% 오른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한때 111.24달러까지 올랐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각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역시 영국 런던 대륙간거래소(ICE) 선물거래소에서 14.85% 오른 배럴당 107.54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배럴당 111.04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유가의 급등세는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막히면서 원유 공급망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져 주요 산유국들의 저장시설이 빠르게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고, 이에 따라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이어지는 등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시장 분석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통행량은 지난달 28일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일주일 만에 90%나 곤두박질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며칠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이란 관련 유조선들과 중국 소유로 알려진 벌크선 두 척뿐이었다고 보도했다.


WTI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크게 세 차례 정도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었던 2008년과 ‘아랍의 봄’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했던 2011~2014년,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이 시작된 2022년이다.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면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으면서 성장이 둔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고물가 현상) 위험이 커진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일시 급등할 경우 세계 성장률을 0.4%포인트 둔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생산 감축이 시작되고 있다"며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설령 전쟁이 금세 끝난다 해도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급해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는 국제 유가가 100달러 선을 넘어선 직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핵 위협 제거가 완료되면 급락할 단기 유가는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아주 작은 대가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 장관도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통항이 정상적으로 재개되는 모습을 보게 되기까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라도 몇 주 정도이지 몇 달은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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