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좁은 문, 일단 들어가고 보자”…취준생 희망연봉 1년 새 400만원 ‘뚝’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1.13 10:23  수정 2026.01.13 10:24

취준생 62%, 대기업 입사 목표

희망 초봉 평균 4300만원

中企 취업 후 대기업 이직 ‘뚜렷’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를 찾은 구직자가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장기화된 취업난과 일자리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눈높이를 낮추는 실리적 취업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가고 싶은 대기업 일자리는 전체의 14%에 불과한 상황에서, 청년들은 희망 연봉을 깎거나 일단 중소기업에 입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13일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1204명 중 62%가 대기업을 입사 목표로 꼽았다.


기업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조건은 ‘연봉(53%)’으로 나타났다. 이어 워라밸(16%), 복지(12%), 성장 가능성(8%), 동료(6%), 근무환경(4%), 위치(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구직자들의 2026년 희망 초봉 평균은 약 4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조사된 4700만원보다 400만원 낮아진 수치다.


입사를 고려할 수 있는 최소 연봉 기준 또한 4000만원까지 내려갔다. 이는 대기업을 선호하면서도 실제로는 중견기업 수준의 처우를 현실적인 마지노선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눈높이 낮추기’는 지표로 나타나는 고용 시장의 위기감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12월 10일 발표한 ‘2025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4.3%로 전년 동월 대비 1.2%포인트(p) 하락했다.


특히 구직 활동 없이 ‘쉬었음’이라고 답한 15~29세 인구는41만6000명을 나타내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일자리 미스매치에 따른 구직 단념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현장에서는 무조건적인 대기보다 ‘실리’를 택하는 움직임이다.


동일한 보수 수준일 경우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기업을 준비하겠다(36%)’는 응답보다 ‘중소기업 정규직으로 우선 취업하겠다(64%)’는 응답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첫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여기기보다, 경력을 쌓아 몸값을 높여 이직하려는 ‘중고 신입’ 전략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대기업을 원하는 청년과 실제 일자리 수의 괴리가 크다는 점이 거론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 FOCUS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250인 이상) 일자리 비중은 1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다. 60% 이상의 구직자가 원하는 자리는 전체의 14%뿐인 실정이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취준생들은 여전히 대기업과 고연봉을 원하지만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눈높이를 조정하는 모습”이라며 “첫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여기기보다 빠르게 경력을 쌓아 몸값을 높이려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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