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533억원대' 담배소송 2심도 패소…법원, 항소 기각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1.15 15:07  수정 2026.01.15 15:08

공단, 폐암·후두암 진단 환자 급여비 해당 규모 손해배상 제기

재판부 "발암물질 흡연자 전달, '구매 및 흡연'에 기인"

정기석 공단 이사장, 상고 의사 밝혀…"정말 비참해"

담배판매대 ⓒ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주요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533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도 법원이 담배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등법원 민사7부(박해빈 부장판사)는 15일 건보공단이 KT&G,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 BAT코리아제조 등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솒배배상 청구 소송 2심에서 건보공단 측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건보공단은 "피고(담배회사)들이 제조·판매한 담배를 흡연한 보험가입자들이 폐암(소세포암·편평세포암), 후두암에 걸리게 돼 보험자인 원고(건보공단)가 보험급여(치료비)를 지출하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흡연 폐해에 대한 담배회사들의 사회적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이유였다.


이는 공공기관이 원고로 참여한 국내 첫 담배 소송으로, 소송 규모는 약 533억원에 달한다. 533억원은 30년·20갑년(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 담배를 피운 뒤 흡연과 연관성이 높은 폐암, 후두암을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게 공단이 2003년∼2012년 지급한 급여비(진료비)다.


앞선 1심 재판부는 지난 2020년 11월 이번 소송 주요 쟁점이었던 흡연과 암 발병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도 "흡연과 비특이성 질환인 폐암 등의 발생 사이에 역학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어느 개인이 흡연을 했다는 사실과 폐암 등에 걸렸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해 그 자체로서 양자 사이의 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개인이 흡연한 시기와 흡연 기간, 폐암 등의 발생시기, 흡연하기 전의 건강상태, 생활습관, 질병 상태의 변화, 가족력 등의 사정을 추가로 살펴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며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공해소송에서의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 완화 법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 공단 측 주장도 "담배의 제조행위 자체는 유해물질의 전달행위로 보기 어렵다. 공해와 달리 유해물질인 발암물질이 흡연자에게 전달되는 것은 흡연자의 구매 및 흡연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해와 흡연은 차이가 있다"며 기각했다.


담배의 설계상·표시상 결함이 있다거나 담배회사가 담배의 중독성 등을 축소·은폐했다는 공단 측 주장에 대해서도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함께 "원고의 이 사건 보험급여의 지출은 피고들의 위법행위로 인해 발생했다기보다는 '국민건강보험 가입에 따른 보험관계'에 따라 지출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들의 행위와 이 사건 보험급여 지출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의 직접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은 1심 판결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날 판결에 대해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호흡기내과 전문의)은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판결이) 정말 비참하다"며 "담배에 대해 이런 식으로 계속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않으면 헌법상 기본권 등이 없어지거나 무너진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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