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근거 없는 낙관론은 선동에 불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1.23 08:09  수정 2026.01.23 08:10

자유민주주의의 여론전 : 홍보와 광고

독재체제의 여론전 : 선전과 선동

환율 안정은 미국에 달려…외교와 경제 논리로 접근해야

2022년 대선의 교훈…선동정치의 부메랑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2026년 신년 기자회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론전의 4단계 : 홍보-광고-선전-선동
자유민주주의의 여론전 : 홍보와 광고

여론은 모든 정치체제에서 의사 결정과 정책 집행을 위한 핵심 동력이다. 민주체제는 민주체제대로 독재는 또 독재대로 여론을 업고 움직인다. 그래서 정치에는 여론전이 중요하다. 여론전은 홍보, 광고, 선전, 선동의 4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사실을 기반으로 설득하는 홍보전이 기본이다. 객관적 사실, 통계, 여론조사 등이 근거가 된다. 다음 단계는 사실을 조금 과장 또는 축소하는 광고전이다. 기업 현실에서 자주 사용하는 여론전이다. 자유민주주의의 여론전은 주로 홍보와 광고로 이뤄진다.


기업의 이슈는 단일 이슈가 시간이 지나면서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형태를 띤다. 때문에 당장 난처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사실을 크게 과장·축소할 경우 부메랑이 된다. 그래서 대다수 기업은 주로 광고전 형태로 여론전을 펼친다. 쿠팡이 ‘3000만명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을 ‘3000명’으로 미국에 알린 것은 광고전을 넘어 선전전( propaganda)에 해당한다. 선전전은 사실을 크게 과장·축소하고 때로 은폐·조작도 하는 여론전이다. 기업이 광고전이 아니라 선전전 단계의 여론전을 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쿠팡이 다급해졌다는 뜻이다.

독재체제의 여론전 : 선전과 선동

정치권은 아무래도 기업보다 다양한 이슈가 자주 발생하고 그래서 과거의 이슈가 잊히기 쉽기 때문에 자주 선전전에 의존하려는 유혹을 느낀다. 그러나 선전에 의존했다가 신뢰를 상실하고 정치 생명이 끝나는 예를 많이 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치인들은 선전전에 기대지 않는다.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덜떨어진 정상배들이 자주 선전전에 의존한다. 강선우의 공천 장사, 최민희의 축의금 징수, 장경태의 성추행 스캔들, 한동훈의 당원게시판 스캔들 등을 둘러싼 여론전을 보면 선전전의 다양한 방식들을 잘 알 수 있다.


여론전의 마지막 단계는, 가짜뉴스로 없는 사실을 지어내고 있는 사실을 없는 것으로 바꿔버리는 선동전(agitation)이다. 김의겸 전 의원이 국회 발언을 빙자해 현직 대통령을 비난한 청담동 폭탄주 허위 폭로가 대표적인 사례다. 문재인 정권 아래에서는 국가 통계 책임자를 경질해 가면서 성장률, 부동산, 실업 등 온갖 통계를 조작한 다음 그 조작된 통계를 근거로 선동정치를 폈다. ‘선동 정부, 조작 정부’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었다. 나치 히틀러와 스탈린, 북한 정권 등 독재의 전유물이라 생각해 온 선전 선동이 한국 정치에 깊숙이 침투한 현실을 보면서, 한국의 위기를 실감한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불안한 대목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의 환율 폭등에 대해 “특별한 대책이 있으면 이미 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한두 달 정도 지나면 (환율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가능한 수단들을 발굴해, 환율 안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가능한 수단’이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국민연금 해외투자 비중 축소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알다시피 환율 폭등의 주원인은 생산공장의 미국 이전, 미국과 유럽의 그린란드 갈등 등 대외 변수들이다. 우리 정부가 고려하는 대책은 모두 제한적 효과밖에 없다. 특히 한두 달이라는 시한을 지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다. 따라서 ‘한두 달 사이 1400원 전후’ 발언은 근거 없는 막연한 희망에 불과하다. 방향도, 로드맵도 제시하지 못하는. ‘근거 없는 낙관론’은 잘해야 ‘선전’이며 냉정하게 말하면 ‘선동’에 불과하다.

환율 안정은 미국에 달려…외교와 경제 논리로 접근해야

환율 안정은 외교 논리와 경제 논리가 모두 충족돼야 가능한 목표다. 외교는 한미 관계며, 경제는 달러 공급이다. 미국의 신뢰를 얻기 위해 미국과 더 적극적인 자세로 대화해야 한다. 달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해야 한다. 결국 외교적 해법이든 경제적 해법이든 미국과의 소통이 절대적이다. 환율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중국에 기대하는 듯한 제스처를 쓰는 순간 미국, 트럼프는 더욱 냉정해질 것이다. 한국에 더 어려운 숙제를 던질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에 관해 현 정부와 여당은 원죄가 있다. 지난 8월 말 1차 한미 정상회담 직후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일제히 ‘사상 유례없는 대성공’이라고 호도했다. 필자는 정상회담 이틀 뒤 한 광역단체장과 만난 자리에서 외환 보유고, 달러 유동성의 문제를 들어 제2의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환율 폭등 사태가 우려된다고 예언한 바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 김용범 정책실장이 방송기자클럽에서 자백했다.


“우리 외환 현실에서 그만한 달러 자산을 미국에 투자할 수 없다. 미국과 재협상이 필요하다.”

2022년 대선의 교훈…선동정치의 부메랑

2022년 대통령 선거는 민주당이 질 수 없는 선거였다. 국회는 단독 과반수에, 광역단체장은 17개 가운데 13개였다. 선거의 캐스팅 보트를 쥔 충청권 광역단체장 4자리에, 서울 구청장 25개 중 24곳을 차지했다. 문재인의 국정 지지율은 40%였다. 그런데도 2022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정권을 빼앗겼다. 허위, 조작, 선동 정권이었기 때문이다. 국정 운영이나 정부 정책이 선전이나 선동 수준에 머무른다면 국가나 정권의 운명은 불 보듯 뻔하다. 허위, 조작, 근거 없는 선전 선동으로 끌어올린 국정 지지율은 허상에 불과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환율 안정을 위해 대미 협상의 복안과 로드맵을 제시하라!

글/ 김구철 금강대 연구교수·전 TV조선 선거방송기획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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