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년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李대통령, 이혜훈 거취엔 "결정 못해"…장동혁과 일대일 회담은 '거절'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당초 예고한 90분을 훌쩍 넘겨 173분(2시간 53분)간 진행됐다. '함께 누리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12시 53분께 끝났다.
내·외신 기자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25개의 질문이 쏟아졌는데, 이 대통령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의 일대일 단독회담, 검찰개혁, 부동산 정책, 남북관계 등 각종 현안에 대해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답변을 내놨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수석은 "문민정부 이후 역대 최장 기자회견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은 2시간 4분(124분·15개 질의), 100일 기자회견은 2시간 34분(154분·22개 질의) 동안 진행됐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질문자 선정은 지난해 두 차례 회견 때 실시한 '명함 뽑기' 방식이 아닌 이 대통령과 사회를 맡은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직접 지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좀 시간을 두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보좌진 갑질, 부동산 투기, 탈세, 세 아들 취업·병역 혜택 의혹 등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선 "문제가 있어 보이기는 한다"고 했다. 다만 "본인의 해명도 들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 그게 공정하다"며 "청문 과정을 본 국민의 판단을 들어보고 결정하고 싶었는데 그 기회마저 봉쇄돼 아쉽다"고 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 미흡 문제로 여야가 공방을 벌이다 지난 19일 청문회가 결국 파행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재정기획위원회 여야 간사는 이 후보자가 의혹 관련 핵심 자료를 낸다는 전제하에 오는 23일 청문회를 열기로 이날 잠정 합의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법정 시한은 이날까지인데, 이 경우 대통령의 재송부 요청 없이도 국회가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검증 시스템 부실' 논란에 대해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분이 보좌관에게 갑질을 했는지 안 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아느냐"며 "그쪽 진영에서 공천을 5번 받고 3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아무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던 분"이라고 했다. 이어 "자기들끼리만 아는 정보를 가지고, 마치 영화 '대부'에서 배신자 처단하듯이, 우리가 모르는 것을 공개해가며 공격하면 우리로선 알기 어렵다"며 "이게 정치인가 현실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보수정당 출신인 이 후보자를 요직에 발탁하면서 빚어진 여당 내 반발에 대해선 "이렇게 격렬한 저항에 부딪힐지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 분야는 보수적 가치가 중요한 부분도 있으니 다른 목소리도 듣고 함께하자는 생각에 시도해본 것"이라며 "(선거 때는) 편을 갈라 싸우긴 했지만 싸움은 끝났고 모두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통합된 나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이 대통령·장동혁 대표'의 일대일 단독회담에 대해선 "지금은 여야 간 대화가 우선인 것 같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장 대표는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7일째 단식 농성 중이다.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도 당연히 필요하면 만나는데, 뭐든지 제가 다 개별 정당과 소위 직접 대화나 직거래를 하면 여야 관계나 여의도 국회는 어떻게 되겠느냐"며 "(여야가) 충분히 대화하고, 그 후에도 추가로 돌파구가 필요하거나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면 그때 만나는 게 맞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교유착' 의혹과 관련해선 "나라가 망하는 길이다.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나라를 지키라고 총을 줬더니 마음대로 쏘겠다며 국민에게 총구를 겨냥하는 반란 행위와 똑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언론 보도에 의하면 신천지가 오래 전, 2000년대 초반부터 정치 개입을 했다는 근거가 나오는 것 같다"며 "통일교도 많이 개입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개신교는 대놓고, 조직적으로는 잘 하진 않았는데 최근에 아예 대놓고, 조직적으로 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며 "심지어 '이재명 죽이라'고 반복해 설교하거나 '이재명이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제목으로 설교하는 곳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개신교도 수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었다"며 "일단 경계가 불분명해 지금은 놔두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수사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대전·충남 통합 단체장 출마 전망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한 기자가 "일각에선 대통령과 강 실장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표현한다. 강 실장을 떠나보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이 "나는 내 아내를 사랑한다"고 하자 참모들과 기자들 사이에서 동시에 큰 웃음이 터졌다.
이 대통령은 강 실장의 출마 문제에 대해 "정치적 선택을 이래라저래라할 수 없다. 정치는 개구리처럼 어디로 뛸지 알 수 없다"며 "그런데 언제 사랑하는 사이로 된 거냐. 징그럽다. 모두를 사랑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경제 및 문화예술 관련 청년 유튜버 2명을 화상으로 초청해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질의응답에 앞서 약 13분간 모두발언을 통해 지방·양극화 해소·안전·문화·평화로 요약되는 집권 2년 차 새 성장 전략의 5대 원칙을 상세히 설명했다.
▲송언석 "李대통령 회견, 실망 넘어 절망…1대1 영수회담 다시 강력 요청"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나온 발언들을 겨냥해 '중언부언 만담극'이라며 재차 쌍특검(통일교·공천뇌물 게이트) 수용과 함께 장동혁 대표와 이 대통령의 1대1 영수회담을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오늘 오전 이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를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화려한 말잔치 뿐이었다. 한 마디로 중언부언 만담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먼저 성장 얘기를 했는데 정부에서 재정 지원을 좀 늘린다고 성장이 되느냐"라며 "이 대통령이 보인 경제에 대한 마인드 자체가 실망을 넘어 절망적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기업들이 투자를 잘할 수 있도록 여러 규제를 완화하고, 이윤 창출의 동기와 기회를 만들어주면 자동적으로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 성장이 된다"며 "이처럼 가장 기본적인 경제학의 상식을 부인하고 호텔경제학과 같은 상식을 갖고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니 될 턱이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또 "기자와의 질의응답 도중에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도 없지만 시장이 정부를 이길 수도 없다'는 얘기도 나왔다. 제 귀를 의심했다"며 "시장이 정부한테 덤비지 말라는 것이 아니냐.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 헌법상 경제체제에 대한 생각을 마음대로 뒤바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 대통령이 통합 얘기도 하던데 통합은 상대 당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집권 첫날부터 3대 특검을 1호 법안으로 통과시켜 야당을 잡고 정치보복 했던 사람이 통합을 입에 올리는거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합한다고 얘기하면서 제1야당 당대표가 단식을 하고 목숨을 거는데 그런 이야기는 전혀 관심도 없다. 그게 통합이 맞느냐"라며 "그러고는 영수회담을 제안했더니 '내가 일일이 정당을 어떻게 상대하느냐'라고 얘기했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아울러 "환율 문제에 대해선 아무 대책도 없다고 말했다. 그게 일국의 미래와 존망과 생명을 짊어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얘기인가"라며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10·15 대책 나왔을 때 수요억제만으로는 해결 안 된다, 공급대책을 해야 한다고 누누이 얘기했지만 그때도 대책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선 "'청와대가 어떻게 다 아느냐'고 큰 소리 쳤는데, 검증이 실패했다고 자백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거기에 맞게끔 조치해야 하는 거 아닌가. 즉각 지명 철회 조치하라. 지금도 안 늦었다"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장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을 하면서 쌍특검 수용하라고 있는데 이 대통령이 '수사를 못하게 하는게 목적'이라는 막말을 늘어놨다"며 "통일교 특검 하자니 신천지로 물타기 하고, 나중에 신천지도 하자고 했더니 수용 안 하겠다는게 정부·여당 아니냐. 뻔히 드러날 거짓말을 대통령이 왜 국민 앞에 하느냐"라고 직격했다.
끝으로 "장동혁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의 1대1 영수회담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요청한다"며 "이 대통령의 국정기조 대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시행…약 1800명 규모
의정 갈등 여파로 휴학했다가 지난해 여름 복귀한 의대생들을 위해, 정부가 의사 국가시험(의사 국시)을 한 차례 추가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졸업을 앞둔 의대생 약 1800명이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은 최근 보고한 ‘2026년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올해 상반기 중 시행되는 ‘제91회 의사 국가시험 추가시험’의 세부 일정을 공개했다.
통상적으로 의사 국시는 1년에 한 번 겨울에 치러지는 것이 관례지만 올해는 예외적으로 추가 시험이 편성됐다. 이는 지난해 의료 공백 대응 과정에서 휴학했다가 복귀한 의대생들이 졸업 시기에 맞춰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추가시험의 응시 예상 인원은 약 1800명으로, 이미 시행됐거나 예정된 제90회 필기시험 접수자 수(1186명)보다 600명 이상 많다. 예년 평균 응시 인원이 3200명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정기 시험과 추가시험을 합쳐 평년과 비슷한 규모의 신규 의사가 배출되는 셈이다.
시험 일정은 오는 3월 4일부터 4월 22일까지 환자 진찰 등 실제 의료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실기시험이 치러지며, 합격자는 5월 29일 발표된다. 실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하는 필기시험은 7월 중 실시되며, 구체적인 일정은 4월에 공고될 예정이다.
다만 시험 장소 확보는 과제로 남아 있다. 의사 국가시험은 컴퓨터 기반 시험(CBT)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국시원이 보유한 전용 시험 좌석은 전국 기준 1564석에 불과하다. 예상 응시 인원 1800명을 한 번에 수용하기에는 좌석 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시원은 외부 시험장을 추가로 확보해 시험을 분산 시행하고, 전산 시스템 오류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해 사전 점검을 강화하는 등 준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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