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 전세 물량 가뭄 심화 영향
올해도 가격 상승 전망…신축 효과도 '미미'
서울 송파구 신천동 소재 잠실르엘 투시도. ⓒ롯데건설
서울 전세 물량 가뭄 속 전세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한 지역에서 4500가구 이상이 동시에 입주를 시작했지만 전셋 값이 계속 오르는 등 기존 신축 입주 지역에서 나오던 '입주장 효과'마저 사라진 듯한 모습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3주(19일 기준) 서울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1% 상승했다. 직전 상승률(0.04%) 대비 상승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4주(4월 28일 기준) 이후 약 9개월 연속 상승했다.
KB부동산 통계에서도 송파구 전셋값 상승이 감지되고 있다. 같은 날 기준 송파구는 전주 대비 0.052% 상승하며 가격이 올랐다. 마찬가지로 오름 폭이 꺾였지만 상승 추세는 계속됐다.
지난달부터 신천동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2678가구)와 '잠실 르엘'(1865가구) 등 4543가구가 입주했지만 지역 내 전셋값은 상승세다. 입주 후에도 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 신고가가 나오는 등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114㎡는 지난 14일 16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8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고가다. 같은 지역인 레이크팰리스도 전용 135㎡가 202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20억원에 거래됐다.
일반적으로 대단지가 입주하면 전세 매물이 쏟아지며 지역 내 전셋값이 하락한다. 지난 2024년 11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입주한 후 강동구와 송파구 등 인근 지역 전세 가격이 떨어졌고 지난해 6월 3307가구 규모인 메이플자이가 입주한 서초구도 3월 말부터 8월까지 전셋값이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단지 입주 효과도 미미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4321가구 규모 '이문아이파크자이'가 입주한 동대문구는 단 한 차례도 전셋값이 하락하지 않았다. 그 사이 한때 624가구까지 쌓였던 단지 전세 매물은 지난 23일 기준 300가구로 줄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1가 '영등포자이디그니티' 단지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입주장 실종 원인으로는 서울 내 전세 매물 부족이 꼽힌다. 정부 규제로 전세대출을 받기 어려워지고 대출 보증 비율이 축소되자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는 집주인이 늘었다. 이에 1년 전 3만570건이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23일 기준 2만2156건으로 27.6% 감소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서울 전체 공급 부족이 누적되면서 신축 입주 효과가 줄었다"며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법 시행 6년차가 되면서 새로 전세 매물을 찾으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에서는 잠실래미안아이파크와 잠실르엘에 이어 도봉구 도봉금호어울림리버파크(3월·299가구), 영등포구 영등포자이디그니티(3월·707가구), 동대문구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4월·761가구), 구로구 개봉루브루(4월·295가구)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들 단지 모두 1000가구 이하인 만큼 매물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동시에 집값이 오르면서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KB부동산 기준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50.92%로 전년 동기 기록한 54.06% 대비 3.14%포인트(p) 줄었다. 매매가격이 오르는 만큼 전세가격이 오르지 못했다는 의미다.
공급 부족에 매매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업계에서는 올해 전셋값 상승을 전망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한 신축 입주에 따른 입주장 효과가 없거나 미미할 수 있다는 의견도 함께 나온다.
윤수민 NH농협금융 부동산 전문위원은 "올림픽파크포레온과 메이플자이 등 이전에 입주했던 단지들도 입주장 효과가 과거 대비 약했다"며 "올해 서울 도심에서 크게 벗어난 지역을 제외하곤 입주장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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