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가배상 접수 9949건…인용율 23%
"국민의 권리구제 절차에 대한 인식 확산"
상당수 법령상 국가배상 책임 요건 미충족
"국가배상 소송 요건 까다로워 기각률 높아"
법무부ⓒ연합뉴스
국가배상 신청이 1만건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으나 인용되는 경우는 4건 중 1건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리구제 절차에 대한 인식 확산으로 국가를 상대로 한 배상 요구는 늘고 있으나 대부분은 요건을 충족 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4개 지구배상심의회에 접수된 국가배상 신청은 총 994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6년(4738건) 대비 약 110% 급증한 수치다. 국가배상 신청은 2024년(9970건)에 이어 2년 연속 1만건에 근접했다.
국가배상 신청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은 국민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배상을 청구하는 절차를 말한다. 지구배상심의회는 전국 14개 고등·지방검찰청에 설치된 기구로, 국가배상법상 배상신청을 심의해 배상여부를 결정한다.
법무부는 국가배상 신청 접수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의 권리구제 절차에 대한 인식 확산 ▲국가 및 공공기관의 행정작용 영역 확대 ▲분쟁 유형의 다양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국가배상 신청의 접근성이 높은 점도 한 몫한 것으로 봤다. 국가배상 신청의 경우 소송과 달리 인지대 등 신청 비용 부담 없이 비교적 간이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손해 발생 시 우선적으로 해당 절차를 통해 구제를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관측이다.
국가배상 신청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인용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국가배상신청 9949건 중 처리건수는 4207건인데, 인용건수는 954건으로 인용율은 22.6%에 불과했다. 기각건수는 3080건으로 기각률은 73.2%에 달했다.
작년 국가배상 인용율은 10년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10년 국가배상 인용율은 22.6%~32.1% 사이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배상 신청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배상 인용건수가 배상 신청건수의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며 인용율이 정체된 것이다.
최근 10년 전국 14개 지구배상심의회 국가배상 통계. ⓒ법무부
법무부는 국가배상 인용율 감소와 관련해 접수 사건 수 증가에 따라 법령상 국가배상 책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사실관계 및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운 사건의 비중이 함께 증가한 데 따른 통계적 변화로 해석했다.
법조계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국민이 국가에 대해 뭔가 손해를 입으면 배상을 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예전보다 확산됐다"며 "국가배상 소송은 요건이 까다로워 소송이 늘어나면 기각률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가배상신청 제도의 취지에 따라 국가의 책임이 인정되는 사안에 대해선 신속하고 공정한 권리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증거와 법리에 따른 심의를 통해 제도의 신뢰성을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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