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여파 휩싸인 국회…국민의힘, 연이틀 십자포화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6.01.29 04:05  수정 2026.01.29 05:26

'국회 비준' 강조해온 국민의힘 공세 수위 높여

뜻 굽히지 않는 민주당에 '대미특별법' 상정 불투명

박수영 "'꼼수' 포기하고 국회 동의부터 받으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습적인 대(對)한국 관세 인상으로 국회가 혼돈에 빠진 가운데, 그간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한 국회 비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온 국민의힘이 연이틀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의 주된 원인을 국회의 비준 미동의로 지목하며, 정부·여당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하고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미국이 보낸 한미 공동 팩트시트 내 무역 분야 합의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하라는 내용의 서한 제출 요구를 기밀사안이 있단 이유로 거절한 조현 외교부 장관을 향해 "한미관세협상 관련 정부가 국회 또는 국민에게 제대로 알릴 게 있다는 반증 아니냐"고 꾸짖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정부가 국회와 국민을 속인 것이지 않느냐"라며 "김민석 총리가 지난 22일부터 26일 미국을 방문했는데, 서한은 13일 받고 14일에 보고를 받았다. 그런데 김민석 총리는 '관세 협상 후속 조치의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다''JD밴스 부통령과 핫라인을 구축해서 한미 간 소통이 강화됐다'고 홍보했다"고 일갈했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너무 합의가 잘돼 합의문이 필요없다는 사실을 외교관들은 다 알겠다만, 궤변 중에 그런 궤변이 없다"며 "협상이 잘 되면 당연히 공동 기자회견도 하고 협상문도 발표하는게 제대로 된 협상 아니겠느냐. 기자회견은커녕 통상적인 회담 직후에 대통령 배웅까지도 받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의원은 김 총리의 방미를 언급하며 "핫라인이라고 했는데 핫라인이 아니라 핫바지 라인"이라고 따졌다. 이어 "국민 부담이 엄청 커지는데 왜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지 않느냐"고 추궁했다.


회의 직후 송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외교부는 이미 지난 13일 서한을 접수했고, 다음 날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에 모두 보고했다"면서 "그럼에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가 관세 폭탄을 맞은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이와 같은 사실을 국회는 전혀 모르고 있었고, 그래서 서한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도 외교부는 서한 공개를 거부했다"며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국회와 국민만 빼놓고, 정부만 알고 있어야 한다며 서한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즉각 해당 서한의 내용을 국민께 소상히 알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소관 상임위원회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헌법에 따라 한·미 관세협상 결과물인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의 국회 비준은 필수란 입장이다.


재경위원장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우리 국회는 그래도 중립적인 기구지 않느냐. 국회에서 근무하는 분들, 국회 예산정책처에서도 이 비준 동의를 거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며 "국민의 재정에 가장 큰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에, 헌법 제60조 1항에 보더라도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이라든가 입법 사항에 대해서는 조약 체결 비준에 대해 동의권을 가진다고 돼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야당 간사 박수영 의원도 조목조목 근거를 제시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자는 것이냐"라며 △헌법 제60조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 △헌법 제58조 예산 외에 국가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하려 할 때에는 정부는 미리 국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 △통상조약법 제13조 1항 "정부는 통상조약의 서명 후 「대한민국헌법」 제60조제1항에 따라 국회에 비준동의를 요청하여야 한다 등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조약이 아닌 한미 관세협상 'MOU'라며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 없다는 비엔나협약을 정면으로 위배되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꼼수'를 포기하고, 국회 동의부터 받으라. 이재명 정권의 국회 비준 동의 '패싱'은 헌법부터 법률, 국제조약을 모두 위반하겠다는 무법적 행태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따라 재경위에서도 여당이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2월 첫째·셋째 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체회의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여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이 경우 입법 속도가 오히려 지체될 수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재경위 소속 야당 위원은 "비준을 통해 빼야할 요소는 빼고 하면 법 통과는 2주면 금방 된다"며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말 아는 게 없어 사태를 파악하라고 일주일 시간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에게 패스트트랙이란 수단이 있긴 한데, 그렇게까지 가겠느냐"라며 "이건 명백한 위헌"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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