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안정 기조지만, 인하 기대는 후퇴
환율·집값·물가 3대 리스크에…한은, 2월 동결 가능성 높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하면서 한국의 통화정책 여지도 좁아지고 있다.
미국의 인하 중단으로 한·미 금리차(1.25%p)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낮아지자, 한국은행의 2월 동결은 더욱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환율·집값·수출 환경까지 맞물리며 한은이 올해 내내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정책금리(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지난해 9~12월까지 세 차례 연속 인하 후 첫 멈춤이다.
파월 의장이 “성장세가 견조한 기반 위에 있다”고 밝힌 만큼, 미국은 올해 초 예상보다 강한 경기 탄력성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한국 통화정책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 미국이 금리를 멈춘 상황에서 한은이 단독으로 인하에 나설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원화 약세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오는 2월26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2.50%) 동결을 이어갈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5일 회의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위협하자, 한은은 ‘시장 안정’을 이유로 금리 인하를 접었다.
이후 환율이 일시적으로 1420원대까지 내려왔지만, 미국의 추가 동결로 달러 약세 압력이 낮아지면서 한국이 단독으로 금리를 움직이기엔 부담이 오히려 커진 상황이다.
또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는 한·미 금리차 확대는 곧 자금 유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금리를 내릴 수 없는 배경에는 국내 경제 불안 요소도 자리한다.
서학개미·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수요가 여전히 높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언제든 환율 1500원 재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오름세가 되살아난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시장 과열 신호로 연결되기 쉽다.
더욱이 기대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으면서, 섣부른 인하는 소비자 체감 물가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
앞서 이창용 총재는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부문 간 격차가 큰 K자형 회복으로 체감 경기와 괴리가 커질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과적으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만한 환경은 조성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올 상반기까지 동결을 유지한 뒤, 하반기 성장률 격차가 좁혀질 때 인상 신호마저 보낼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은 연준보다 금리 사이클 전환이 더 늦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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