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의 실종-협의의 부재, 부동산 [데스크칼럼]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6.02.02 07:00  수정 2026.02.02 07:00

이재명 대통령, SNS 통해 연일 강도 높은 발언 쏟아내

정책 추진·소통 의지, 오히려 협치의 실종 초래 우려

정부 추가 공급 대책에 대한 지자체 반발, 협의의 부재

문제 해결 위한 적극적 의지 만큼 이해·설득 노력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주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트위터)’에 올린 7개의 게시글 중 4개가 부동산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글의 개수 뿐만 아니라 표현의 강도도 꽤 쎄다.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이 등장하는가 하면 “유치원생처럼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는 분들이 있다”, “제발 바라건데 정론직필은 못하더라도 망국적 투기 두둔이나 정부 ‘억까’(억지로 깎아내리기) 만큼은 자중해 주면 좋겠다” 등의 발언으로 자신이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야당과 언론에게도 강한 비판 메시지를 냈다.


대통령의 SNS에 부동산 관련 내용이 자주 오르는 것은 정부가 그만큼 정책 추진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와대도 이 대통령의 적극적인 SNS 활용에 대해 정책 일관성과 실현 의지 강조, 아젠다 제시 및 의제 활성화 등에 대한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동산과 같이 상호 시각 차가 큰 민감한 큰 주제일수록 SNS와 같은 도구는 보다 신중히 다뤄져야 한다. 생각이 다른 상대에게는 쌍방향 소통보다 일방적 통보로 받아 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통령의 잇따른 부동산 글에 대해 공포감을 조성하는 ‘국민 겁박’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또 이 대통령을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주인공 ‘엄석대’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적극적인 소통 의지가 오히려 협치의 실종을 낳지 않을까 우려된다.


협의 노력도 부재하다. 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추가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해 서울시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이번에 마련한 추가 공급 대책의 핵심 중 하나인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물량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뜻대로 발표가 나갔기 때문이다.


해당 지구 내 주택 6000가구가 당초 계획이었는데 정부는 1만 가구를 요청해 왔고 이에 서울시는 2000가구를 늘려 최대 8000가구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는 상호 간극이 있는 상태에서 1만 가구로 그대로 발표했다. 정부는 대책 발표 이후 서울시와 협의를 계속 이어간다고 밝혔지만 상호 이견이 있는 사안을 자신의 뜻대로 발표해 놓고 상대방과의 협의가 얼마나 실효성 있게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또 시가 그동안 요구해 온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을 정부가 철저히 외면한 점도 반발을 불러왔다. 협의의 부재로 상호 갈등이 심화될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부동산 시장 문제 해결을 원하지 않는 이들은 없다. 다만 워낙 복잡한 사안이다 보니 이에 대한 해법의 시각이 서로 다를 수 있고 결국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협치와 협의가 필요하며 이는 정부가 주도해야 할 역할이다.


협치와 협의를 위해서는 입보다는 귀를 열어야 하는 만큼 지금은 정부가 자신의 생각 만을 앞세우기 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 만큼이나 쌍방향 소통을 통한 이해와 설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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