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이슈, 與갈등 번지는 상황 바람직하지 않아"
檢보완수사권에 "원칙적으로 없는 게 맞다고 생각"
李, 강한 메시지 이어 金도 부동산 '기조 불변' 강조
차기 정치 행보에 "지금은 국정 성공이 최우선 가치"
김민석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는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간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범여권 합당 논의부터 검찰개혁, 부동산 정책, 미국 관세 대응, 차기 정치 행보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해석이 불가피한 질문들에 대해 '국정 성공과 안정'을 공통 분모로 내세웠다. 합당과 당권 경쟁, 차기 선거를 둘러싼 질문에는 원칙론으로 선을 그었고 정책 현안에 대해서는 대통령 메시지를 재확인하며 '관리형 총리'의 역할을 부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당, 갈등상황 바람직 않아…鄭과 대단히 가깝다"
우선 김 총리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논의에 대해 "합당이 되느냐 안 되느냐와 별개로, 이슈가 범여권 내 갈등으로 번지거나 국정 운영에 덜 도움이 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속도 조절론을 폈다. 합당 자체에 대해서는 "전 원칙적인 민주대통합론자"라며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도 "통합의 과정과 절차는 결과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버렸고 그 후과가 오래 갔다"며 합당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민주당의 정체성과 당명은 지켜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범여권 통합의 명분은 인정하되 당의 역사성과 주도권이 훼손되는 방식의 통합에는 선을 그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가뜩이나 차기 당권주자로 나란히 거론되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의 관계를 두고도 김 총리는 "정 대표와는 대단히 가깝다"고 거듭 강조했다. 합당 문제를 둘러싼 미묘한 인식 차이가 두 사람 간 경쟁 구도로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는 동시에 당내 갈등 프레임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김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이 (2024년 당시) 당대표 연임을 하지 않았다면 정 대표가 당대표를 맡는 것이 좋겠다고 주변에 이야기했다"며 과거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 당내 인사들에게도 "통합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았으면 한다, 1인1표제엔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게 좋겠다, 정 대표의 진퇴는 거론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합당과 당권 경쟁을 분리해 관리하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지방선거 전 檢보완수사권 정리될까
김민석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개혁 후속 논의의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공소청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 김 총리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반영해 보완수사권은 원칙적으로 없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정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라며 예외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충분한 찬반 토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을 1차 논의, 형사소송법 개정을 포함한 보완수사권 문제를 2차 논의로 구분하며 개인적 바람으로는 "적어도 6월 전에는 핵심적인, 뜨거운 쟁점에 대한 일정한 정리가 이뤄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가올 6·3 지방선거 일정 등을 고려해 처리 시점은 당과 논의하겠다고 전제했지만, 쟁점 장기화를 경계하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그는 "그래야 전임 민주정부에서 행해진 검찰개혁의 실패와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검찰개혁의 방향성 자체를 흔들기보다 속도와 방식의 문제를 조정하겠다는 뜻으로 강경 개혁론과 제도적 안정론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 역시 "논의는 해봐야 한다"고 언급한 점을 상기시키며 김 총리는 이 사안을 특정 진영의 찬반 구도로 몰아가기보다 민주당과 범민주 진영 전반의 숙의 과제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내부 이견을 조기에 정리하지 못할 경우 정권 운영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정책 일관되게…4년 이상 남았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김 총리는 "말한 것은 지킨다, 일관되게 간다"는 표현을 반복하며 정부의 기존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연일 고강도 안정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에 대해서도 김 총리는 "4년 이상의 임기가 남아 있는 만큼 정책을 흔들림 없이 가져가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과거 정부들이 부동산 정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원인을 '기조 유지 실패'로만 설명한 대목을 두고는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정책 대응의 폭이 지나치게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관성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자칫 정책 선택지를 스스로 제한하는 신호로 읽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총리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로 지방균형발전, 안정적 공급 확대, 금융을 통한 수요 억제 등을 제시하며 "적정한 수요 억제책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제 등 보다 직접적인 정책 수단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향후 시장 과열 국면에서 대응 카드가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남겼다.
결국 대통령의 강한 메시지에 이어 총리가 다시 한번 '기조 불변'을 강조한 셈이지만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정부가 어떤 추가 선택지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관세 압박 美정부서도 사전 인지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압박과 관련해 김 총리는 JD 밴스 미 부통령과의 '핫라인' 구축을 거론하며 "그 상황이 있기 직전에 개설한 것은 잘한 판단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관세 인상 언급을 두고 제기된 외교 실패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 내에서도 대부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해당 발언이 미국 정부의 사전 조율 없이 나온 메시지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우리 정부의 외교 실패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외교 현안의 성격상 상대국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상수에 가깝다는 점에서 사전 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성과와 실패를 가르는 설명이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핫라인 가동과 관련해서도 김 총리는 밴스 부통령과의 직통 연락을 포함한 여러 접촉 채널이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관세 문제에서 구체적인 조정 결과가 도출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위기 관리 차원의 소통 창구 확보와 실질적 협상 성과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쿠팡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간 소통에 대해서도 김 총리는 "법적 문제는 한국 법대로 처리하되, 통상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 국면에서 민감한 기업 이슈가 동시에 거론되는 상황을 얼마나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결국 김 총리는 이번 관세 논란을 외교 실패 프레임에서 분리해 관리하려는 데 주력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현 정부의 대응이 방어적 설명을 넘어 실질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볼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정 성공이 최우선…서울시장 출마 어렵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 총리는 차기 정치 행보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지금은 국정 성공이 최우선 가치"라며 선을 그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총리가 된 순간 나서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고 했지만 "필요할 때는 정치 발전에 대한 생각을 정확히 밝히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배경 역시 안정적 국정 수행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이후 정치적 진로에 대해서는 "정치를 해온 사람으로서 서울시장도 로망이고, 당대표도 로망이었다"면서도 "이제 대통령의 리더십과 함께 총리의 역할이 몇 배는 강화돼야 할 시기다. 나의 국정에 대한 집중력도 대단히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그는 6월 지방선거와 맞물린 추가경정예산안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된 바가 없다며 "죄송한 말씀이지만, 솔직히 추경으로 정부의 지지율을 받쳐야 할 정도로 지지율이 낮은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 선거와 관련된 카드로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공직자·군인 등의 불법 행위 가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 활동에 대해서는 "조사는 끝났다. 발표는 설 전에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총리는 "생각보다 기대 이상으로 내실 있게 (조사가) 진행됐다"며 "각 부처가 잘 협조해 줬고, 자발적 신고는 일정하게 면책하자는 대통령의 제안도 작동해 자발적 신고도 일정하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김 총리의 태도가 이번 기자간담회 전반을 관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당과 당권 경쟁, 검찰개혁, 부동산, 대외 통상 문제까지 대부분의 쟁점에서 그는 정치적 판단보다 국정 관리를 앞세웠다. 다만 이런 거리두기 전략이 향후 본격화할 정치 일정 속에서도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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