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억원대 보이스피싱 피해금 세탁한 50대…1심서 징역 4년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2.03 08:57  수정 2026.02.03 08:57

수사기관 추적 따돌리기 위해 여러 은행서 피해금 인출

해당 범죄조직, '코인 상장 시 4배 수익 가능' 피해자 꼬드겨

"피고인, 범죄 완성에 필수적인 자금 세탁 담당…상응 처벌 필요"

전주지방법원·광주지방법원 전주재판부 청사 전경. ⓒ뉴시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다수의 계좌로 분산 이체한 뒤 현금화해 빼돌린 50대 '자금 세탁책'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방법원 형사4단독(김미경 부장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게 최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지난 2022년 4월∼2023년 2월 조직에서 계좌로 보낸 사기 피해금 630억원 상당을 출금해 조직원들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려고 오랜 기간 여러 은행을 돌아다니면서 거액의 사기 피해금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해 조직에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 피해금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연루된 특정 법인의 계좌 여러 곳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A씨가 세운 법인의 계좌로 모였다.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은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특정 가상화폐를 미끼로 "이 코인이 상장되면 4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꼬드겨 투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원들은 피해자들에게 전화하는 '콜센터'와 차명 통장을 개설하는 '모집책', 피해금을 회수하는 '수거책', 피해금을 상품권이나 현금으로 바꾸는 '자금 세탁책', 피해금을 해외로 송금하는 '환전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이 중 A씨는 자금 세탁을 담당하며 조직으로부터 피해금의 0.2% 상당을 수수료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러한 범행은 계획적·조직적·지능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피해도 심각하다"며 "피고인은 범죄의 완성에 필수적인 자금 세탁을 담당했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투자사기 범죄의 형태 및 수익구조에 비춰 편취액 전부에 대한 책임을 피고인에게 지우는 것은 다소 가혹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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