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부와 시장 대결보다는 조화가 우선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2.05 07:07  수정 2026.03.04 06:36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대통령이 던진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는 화두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야당도 논평을 통하여 "자극적인 구호로 여론을 흔드는 태도는 대통령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 정부에 부동산정책이 바람직한 방향인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 이론이나 상식에 반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기본적으로 각종 재화를 교환하기 위하여 형성된 자연적인 사회구조이다. 공급자와 수요자는 재화의 종류, 가격, 대금의 지급 조건 등을 서로의 의사에 따라 정하고 매매를 한다.


하지만 시장이 스스로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시장의 실패라고 한다. 시장이 실패하면 정부가 개입하여 정책으로 해결한다. 그런데 정부의 정책도 정보부족이나 능력의 한계로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정부의 실패라 한다. 정부의 실패가 계속되면 그 고통은 국민들이 감내해야 한다.


부동산시장은 일반 시장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의 부동성으로 인한 시장의 지역성, 부동산의 개별성 등으로 인한 거래 정보의 비대칭성과 상품의 비표준화성, 하위시장의 구성으로 인한 시장의 비조직성, 수급조절의 곤란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특성들을 반영하여 정책을 추진하여야만 정부의 실패를 줄일 수 있다.


특히, 부동산은 부증성(不增性, 부동산의 자연적 특성 중, 토지의 물리적 양을 임의로 증가시킬 수 없는 성질)이라는 특성 때문에 전적으로 자유시장경제에 맡길 수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부가 공급과 수요를 결정하는 계획경제에 의존할 수도 없다. 계획경제는 완전한 사회주의(공산주의) 국가에서나 시행이 가능한 일이다.


부동산정책이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을 하게 되면 규제의 역설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런데 똑같은 정책을 다시 시도하고 있다. 부동산정책이 대통령 한 사람의 의사표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실무담당자, 입법당사자, 관련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는 것이 정부의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향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가격안정과 가계부채관리를 위하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였다. 그런데 부동산가격인정이라는 정책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다.


또한, 금융계 관련 학회에서 발표한 '스트레스 DSR 규제가 저소득층의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도 저소득층의 가계부채와 중산층의 가계부채의 증가율을 비교했을 때 저소득층의 가계부채가 약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가계부채의 관리를 위해 도입된 규제가 저소득층의 금융 접근성을 떨어트리고, 계층 간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분양받은 아파트나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고 있는 서울 전 지역 등에 주택을 매수하게 되면 실거주의무가 시행되고 있다.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만 주택을 매수하라는 것이다. 갭투자를 원천적으로 근절하고자 하는 조치이다.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기도 한다. 그런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을 매수하는 사람은 실거주를 하여야 하기 때문에 전세를 놓을 수 없다. 이로 인하여 전세공급 물량은 감소하기 때문에 전세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전세가격의 급등으로 월세수요가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월세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결국 돈 없는 서민들의 주거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고려하고 시장에 개입하여야만 정부의 실패를 줄일 수 있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 보다는 외국의 사례들을 분석하고, 지난 정부가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동산학에서 연구된 이론중심의 정책을 시행하여야 한다.


물론 다주택자 규제, 비거주 주택 양도세 감면 폐지,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등의 정책을 실시하기 전에 대통령, 정부의 고위관료, 여당 국회의원, 지명직 공무원, 선출직 공무원들이 자기 집을 모두 처분하고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솔선수범을 보이면 모든 국민들이 박수를 보낼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극단적으로 공공관사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기관장들도 비거주 주택을 소유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시장을 이기는 정책보다는 시장과 조화를 모색하고,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부동산정책이 시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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