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서 주요 10개 기업 총수·임원 간담회 개최
"성장과실, 中企·지방·청년에 골고루 퍼졌으면"
'5극3특' 체제 구축에 "기업도 보조 맞춰달라"
올해 신규채용 5만1600명…삼성 1만2000명 등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회복 국면에서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분배할지를 둘러싼 정부의 인식을 재계에 분명히 했다. 수출과 주가 상승으로 경제 지표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대기업 중심의 회복에 그치지 않고 중소기업·지방·청년으로 온기를 확산시키겠다는 메시지를 직접 던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주요 10개 기업 총수 및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우리 기업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경제가 이제 조금씩 숨통을 틔우고 회복해 가는데, 성장의 과실이 더 넓게 퍼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이나 지방, 청년 세대에도 골고루 온기가 퍼지면 좋겠다"며 "경제는 생태계라고 하는데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한다. 풀밭도 있고 메뚜기도 있고 토끼도 있어야 호랑이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잘못하면 풀밭이 망가질 경우도 있겠다. 그게 호랑이의 잘못은 아니다. 사실 제일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기업과 사회 전반의 균형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반성장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하는 이런 일정한 정책들에 지금까지도 많이 협조해 주고 크게 기여해 줬지만, 조금만 더 마음을 써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성장의 과실이 특정 주체에 쏠리지 않고 고르게 확산돼야 건강한 경제 생태계가 형성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대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작년에 (기업들이) 무리한 점도 있었지만 청년 고용을 많이 늘려줘 감사하다. 올해도 청년의 역량 제고 및 취업 기회 확대를 위해 조금 더 노력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부터는 창업 중심 국가로 대전환을 하자고 얘기하고 있는데, 기업들도 여기에 합을 맞춰서 미래지향적인 창업 지원활동을 함께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수도권 과밀과 청년 고용 부진을 단순한 경기 문제를 넘어 국가의 성장 기반을 잠식하는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규정해 왔다. 수도권 쏠림이 부동산 불안을 증폭시키고, 청년 채용 부진이 사회적 격차를 확대하는 만큼, 개별 정책 차원이 아닌 범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또 이 대통령은 "국토가 참 좁기는 한데, 이게 어찌 보면 큰 나라의 1개 주 정도 면적"이라며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너무 크다. 사실은 고속철도로 달리면 2시간 반 이내에 다 도달하는 거리에 있는데, 우리의 관념에 의하면 수도권 벗어나면 큰일 날 것처럼 생각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시설이 수도권 중심으로 돼 있으니깐 지방에서는 사람을 구하기 어렵고, 사람이 없다 보니 기업활동이 어렵고 일자리 없어서 사람들이 떠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 고리를 끊고 선순환 구조로 전환해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침 첨단기술 분야나 재생에너지가 매우 중요해지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데 교통과 통신의 발전으로 지방과 수도권의 차이가 크게 없어지는 등 기회가 온 측면이 있다"며 "정부는 대대적으로 소위 5극3특 체제로 지방에 새로운 발전의 중심축을 만들기로 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할 텐데 기업도 보조를 맞춰주시면 어떨까 싶다"고 요청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길게 보면 수도권은 땅값도 비싸고 에너지나 전력, 용수도 점점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과밀해서 견디기 어려운, 이제는 경쟁력을 제고하는 요소가 아니라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소가 된 것 같다"며 "지방에 더 큰 기회가 있겠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필수적 요소이가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는 RE100(재생에너지 100%) 특별법이라든지 아니면 지방 우선 정책으로 재정 배분이나 정책 결정에서도 서울에서의 거리가 먼 지역을 가중해서 지원하는 이런 가중 지원 제도를 아예 법제화하려고 한다"며 "지방에서 부족한 교육, 문화, 아니면 기반 시설 이런 인프라들도 지금보다는 훨씬 낫게 개선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를 보면 수도권 입지를 '기회'가 아닌 '리스크'로 재정의하며 기업의 중장기 전략 전환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첨단기술과 재생에너지 시대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교통·통신 인프라의 발전으로 물리적 거리의 의미가 약화된 상황에서 지방이 오히려 새로운 성장 거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비친 것이다. 정부가 '5극 3특' 체제를 통해 지방에 발전의 중심축을 만들고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것은 기업의 지방 이전·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읽힌다.
지난 순방을 언급하며 "중국에 우리가 순방을 갔을 때 기업인 여러분들이 많이 함께해 주셔서 중국 현지에서 평가도 상당히 괜찮고, 한중관계도 상당히 개선된 것 같다"며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수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특히 누구도 상상 못했다고 하는 주가도 5000 포인트를 넘어서고 있어서 국민 모두가 희망을 조금씩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요 10대 그룹은 5년간 약 270원 규모의 지방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10대 그룹 외에도 다합치면 300조원 정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관련, 270조원 가운데 66조원은 올해 투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는 작년 대비 약 16조원 증가한 규모다. 10개 기업의 올해 신규 채용 계획도 작년보다 2500명 늘어난 5만16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6%인 3만4200명은 경력이 아닌 신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 잠정 채용계획은 삼성 1만2000명, SK 8500명, LG 3000명 이상, 포스코 3300명, 한화 5780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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