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출통제 맞선 ‘포지 이니셔티브’…日·호주 등 최대 55國 참여
밴스 “우리 모두 같은 방향으로 노젓는 원 팀"…우리 정부도 검토 중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핵심광물 무역블록 결성의 공식화를 밝히고 있다. ⓒ AFP/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방위·첨단산업에서 필수적인 핵심광물의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무역블록 결성을 공식화하고 한국 등에 참여를 요청했다. ‘포지 이니셔티브’라고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에 이미 일본·호주 등 주요국이 서명했고 우리 정부도 제안을 받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J D 밴스 미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핵심광물 장관급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핵심 광물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지난 1년간 많은 이들이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며 ‘핵심광물 무역블록’을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의 조현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호주와 인도, 일본 등 외교장관이 참석했다.
밴스 부통령은 “오늘날 핵심 광물과 관련한 국제 시장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공급망은 여전히 취약하고 극도로 집중돼 있다”며 “가격을 더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년에 걸쳐 추진된 핵심 광물 프로젝트들이 어느 날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는 해외 공급 때문에 가격이 붕괴하면서 말라죽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미사일 방어체계, 에너지 인프라, 첨단 제조업 등을 떠받치고 있는 핵심 공급망이 어느 날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밴스 부통령은 특히 이번 이니셔티브의 기본 목표가 ‘핵심광물 시장의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라고 강조했다. 그가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 않았지만, 이는 중국이 핵심 광물을 낮은 가격에 공급해 시장 장악력을 높인 다음 수출통제 등을 통해 이를 무기화하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실효성 있는 가격 하한선을 통해 외부 교란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핵심광물 우대 무역지대를 결성하자”고 제안하면서 “생산단계별로 핵심광물의 기준가격을 설정해 현실 세계의 공정한 시장 가치를 반영한 가격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하한선은 조정 가능한 관세를 통해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밴스 부통령의 제안은 핵심광물의 채굴·정제·가공 등 단계별로 공정가를 책정해 기준 가격을 적용하고, 중국 등 외부에서 유입되는 값싼 광물에는 관세를 매겨 가격 하한선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우리는 모두 같은 팀이며,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젓고 있다”며 “무역 블록에 참여하는 국가에는 비상 상황에서도 그 나라가 필요로 하는 핵심 광물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별도 기자회견에서 ‘핵심광물 무역블록’을 ‘포지 이니셔티브’로 지칭하면서 “협력 관계를 맺고자 하는 55개 파트너 국가가 있으며, 이미 다수가 (참여 협정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에 감사드린다. 한국은 (핵심광물 무역블록 출범) 이전까지 공백을 메워온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MSP는 핵심광물 글로벌 공급망 강화를 위한 국제협력 파트너십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 영국 등 16개국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참여하고 있으며 그동안 한국이 의장국을 맡았다. 루비오 장관은 핵심 광물 공급망이 “한 국가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 최악의 경우 (협상) 지렛대나 지정학적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사실상 중국을 겨냥하며 핵심광물 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과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태국은 미국과 핵심광물 협력을 위한 프레임워크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아직 서명하지 않았으며, 참여 가능성을 두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중국이 희토류 같은 핵심광물 수출통제에 나서자 위기감을 겪은 뒤 중국발 공급 충격에 대비해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2일에는 120억 달러(약 17조원) 규모 자금을 투입해 핵심광물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민관 합동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볼트’ 계획을 내놨다. 이를 통해 비축한 핵심광물은 향후 공급망 차질이 빚어질 경우 미국의 자동차, 전자제품 등 제조업체들에 공급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