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내일 보정심 결론, 부실 추계로 의대 증원 강행 시 대응"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2.05 15:41  수정 2026.02.05 20:11

대한의사협회 제49차 정례브리핑

“추계위 논의 심각한 결함…12차 회의록 공개 안 돼”

“의대 교육현장 한계…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

“무책임한 결정 강행 시 상응하는 행동 나설 것”

1월 27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제5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열렸다. ⓒ보건복지부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결정을 앞두고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사 인력 수급의 근거가 된 추계위원회 논의 전반에 대해 “과학성과 객관성을 상실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의료계는 부실한 추계를 바탕으로 한 정원 확대가 교육현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는 한편, 졸속 증원을 강행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5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제49차 정례브리핑’에서 “추계위의 논의에 심각한 결함과 비정상성이 있었다는 실상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며 “내일 2027학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의 최종 논의를 앞두고 의료계는 그 결론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그동안 추계위를 통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인력 수급 추계를 하겠다고 약속해 왔지만, 최근 드러난 여러 정황과 보도를 보면 그 약속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는 외부의 추측이 아니라, 추계위 내부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온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에 따르면 추계위 위원이었던 이선희 이화여대 교수는 3년 임기 중 불과 5개월 만에 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이 교수는 이번 논의가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 숙제처럼 진행됐으며, 추계위 내부에서 논의된 내용과 실제 외부에 발표된 내용이 서로 달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다른 추계위원들로부터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이는 개인적인 불만 차원이 아니라, 추계위가 구조적으로 왜곡된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는 내부 고발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마지막 12차 회의록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추계위의 공급 추계에는 간과된 요소들이 있다”며 “최근 외국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국내 의사면허를 취득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향후 10년간 최소 600~7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원 외 입학 역시 일부 유지되고 있다”며 “이를 모두 합치면 2037년까지 최소 1000~1500명이 추가로 의사면허를 취득하게 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의과대학 교육현장 역시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강의실과 실습 공간, 지도 교수, 임상 실습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준비 없이 정원을 늘리면 교육의 질은 붕괴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의사의 배출로 이어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24·25학번 가운데 1500여 명이 휴학 중이다. 이들 중 내년에 절반만 복학하더라도 27학번은 사실상 약 800명이 증원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마저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추가 증원이 이뤄진다면 교육 현장은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보정심을 향해 “현재와 2027년 의학교육 현장의 현실을 확인하고 의대 정원이 결정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내일도 부실한 추계와 왜곡된 자료를 근거로 무책임한 결정을 강행한다면, 협회는 그에 상응하는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현 정부가 이전 윤석열 정부와 똑같지 않음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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