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축출로 갈등 봉합 나선 장동혁, '친한계'와 대립각은 심화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6.02.10 04:05  수정 2026.02.10 04:05

한동훈·김종혁 제명 후 배현진 징계 수순으로

당헌·당규 개정 통해 비대위 전환 원천 차단

강경 일변도 흐름에 친한계 연일 장동혁 비판

"완전 당이 독재로 가고 있다" 일제히 규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른바 '한동훈 '지우기'로 내부 갈등 봉합에 나서는 흐름을 보이면서 친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한 계파 간 대치 구도는 한층 더 선명해지는 양상이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직후 원내와의 소통을 사실상 끊은 채 당권 장악에 주력하면서, 소장파 및 친한계에서는 이를 '독재'라 규정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어 당내 분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일명 '친한계 스피커'로 꼽히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제명했다. 앞서 당 윤리위원회는 김 전 최고위원에게 품위유지 의무 및 성실한 직무수행 의무 위반을 사유로 탈당 권고 결정을 내렸다.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안은 별도의 최고위 의결 없이 보고 사항으로 정리됐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21조 3항에 따르면 탈당 권유를 받은 자가 10일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윤리위 추가 의결 없이 자동 제명 처리된다는 점에서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다르게 나와 있어서 최고위 보고 사항으로 결정했다"며 "제명과 차이가 있는 부분은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기회를 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고위원이 공직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대신 보궐선거를 실시하기로 하는 등 최고위 사퇴로 인한 장동혁 지도부 붕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장치도 마련됐다. 현재 김재원 최고위원이 경북지사 출마 선언을 했으며, 양향자 최고위원도 지방선거 및 보궐선거 출마가 유력한 상태다.


이처럼 장동혁 대표는 친한계를 솎아내는 한편 당권을 강화하는 행보를 함께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이자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 또한 징계 대상으로 오른 상황이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은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서울 강서·강남·송파구청장 등 20여 곳의 기초단체장을 직접 공천할 수 있도록 하며, 배 의원의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의 권한을 축소시킨 바 있다.


장동혁 당권 강화 움직임에
친한계, '독재' 한 목소리


장 대표의 강경 행보로 인해 친한계를 비롯해 소장파의 불만은 곪아 터진 상태다. 그야말로 장 대표의 행보가 '독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친한계 의원 가운데 지도부를 향해 강한 발언을 자제해 왔던 유용원 의원까지 장 대표가 '권총을 꺼내든 결투'에 비유되는 방식으로 의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채널A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사회자가 '의원직을 걸고 사퇴를 요구하라'는 장 대표의 승부수를 계기로 리더십에 힘을 얻을지를 묻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서부극에서 보면 결투를 할 때 권총 빼들고 하지 않느냐. 장 대표가 의원들을 모아놓고 권총을 빼들고 '나 하고 목숨 걸고 싸워볼 용기 있는 사람은 나와봐'라고 한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빗대 설명했다.


유 의원은 "겁박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주위에 물어보니까 그런 느낌을 받은 분들이 적지 않더라"며 "권영진 의원도 지난 번에 비판적으로 말하고 그랬는데, 일단 장 대표가 그런 것에 대해서 정면으로 대응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친한계' 한지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전 최고위원 제명 결정과 관련해 "숙청정치는 계속된다. 침묵만이 미덕이 되는 정치"라며 "불편한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숙청된다면, 그 정치가 지키는 것은 가치가 아니라 권력"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로 인해 초·재선 중심의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를 축으로 장 대표에게 재차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거나, 충분한 협의없이 추진된 당헌·당규를 개정한 부분에 대한 반발 메시지가 분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안과 미래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완전 당이 독재로 가고 있다"며 "'의원직 건 재신임 투표' 제안부터 시작해 일절 설명 없이 이뤄진 지도부 당권 강화 성격의 당헌·당규 개정 등 누적된 불만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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