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낙마시키고 전한길 때리고…개혁신당, 야권 '신(新)구심점' 될까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2.10 04:10  수정 2026.02.10 04:10

'전한길과 맞장 토론'…오는 25일 잠정 합의

"이번 토론으로 부정선거론 박살내겠다"

연대설엔 '단호 거부' "지지율 하락 바라나"

또 하나의 선택지…'중도' 잡고 지선 승리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개혁신당이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와 '부정선거 토론'에 나선다. 이번 토론을 계기로 개혁신당의 존재감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의견이 정치권 내에서 커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4개월을 남겨둔 지방선거의 범야권 승률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개혁신당의 '연대 없는 연대 효과'가 급부상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씨와 오는 25일 '부정선거'를 주제로 토론하자는데 잠정 합의했다. 현재 토론 방식과 중계 언론사 등에 관한 실무 조율을 진행 중으로, 토론 방식은 '1대4'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 대표는 9일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서 "전 씨가 학계 등에서 동반할 3명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아마 찾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부정선거를 믿는 분들이 꽤 많으니까 그들 중 몇 분을 데리고 올 것이다"고 전망했다.


진행자가 "전 씨가 이 대표에게 '국회의원직을 걸라'고 했다"고 묻자 이 대표는 "전 씨는 내가 동탄에서 부정선거로 당선됐다고 주장, 내가 바로 고소했다"며 "전 씨가 (경찰 조사에서) 이준석이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는 증명만 하면 이준석은 의원직이 박탈된다"고 응수했다.


부정선거론자와 공개 토론으로 부정선거를 부각하는 것 아니냐는 말에 이 대표는 "이 분들이 대법원 판결도 부정하고 있기에 이분들이 얼마나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는지를 대중이 알도록 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토론으로 부정선거론을 박살내겠다"고 선언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비망록' 단독 입수한 천하람
이혜훈 청문회서 결정적 모멘텀
동탄맘 표심 돌린 총선 화성을 당선


앞서 개혁신당은 최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후보자를 낙마시키며 '비망록'을 단독 입수해 낙마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바 있다. 특히 천하람 원내대표가 이전보다 더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월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이른바 '이혜훈 비망록'을 자신에게 직접 전달하자 "내가 작성한 것이 아니다. 나는 한글파일로 이런 것을 만들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천하람 의원이 입수한 이 비망록에는 2017년 이 후보자 본인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무마 정황, 무속인과 종교에 의지하는 내용, 낙선 의원 명단 작성과 낙선 기도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천 의원이 '후보자와 관계가 없는 문서라면 국민적 판단을 받아도 되느냐'고 물으며 대국민 공개를 요구하자 이 후보자는 "다 공개할 때 내가 받는 여러 피해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하기도 했다.


개혁신당이 범야권 내 '신(新)구심점'으로 자리하게 된 배경에는 이준석 대표의 지난 2024년 총선 화성을 당선도 자리한다. 특히 자녀 교육과 지역 발전에 관심 많은 동탄맘들의 마음을 빽빽하게 자필로 쓴 공보물, 100개 단지 현장 방문 등으로 돌려세운 이야기는 한국 정치판의 이례적인 첫 사례로도 꼽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범야권 '새로운 구심점' 거론
국민의힘과의 연대설은 일축
지도부 "협력할 부분만 협력"


정치권에서는 개혁신당의 활약이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범야권의 새로운 구심점이 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정부·여당이 압도적인 의석 수를 가진 구도에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국가 발전에 관한 이야기를 보다 생산적으로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개혁신당의 정체성 자체가 음모론보다는 과학적·합리적 사고를 하자는 게 기본적인 배경"이라며 "부정선거 토론 역시 개혁신당의 색깔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주제라고 본다"고 했다.


또다른 개혁신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께서 의구심을 갖고 있는 부정선거 의혹을 일축하기 위한 단초로 봐달라"며 "전한길 강사가 이를 무시하고 지나가면 우리 당이 지금까지 꾸준히 말해왔던 '부정선거론'에 대한 반박을 제대로 안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관련 논쟁에 지분을 차지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향후 부정선거나 관련 언급은 하지 않기로 당 차원에서 결정했다"며 "우리가 참전할 필요가 없다. 거론 자체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연대설'에는 선을 긋는 대신, 생산적 공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외국인의 여론 왜곡 방지법'을 공동으로 발의했다. 개혁신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외국인들이 우리 선거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라며 "공감하는 바가 있으면 국민의힘과 협력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다만 연대설에는 "색깔을 잃고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여야 후보들이 여러 현안을 챙기며 지방선거 출격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개혁신당이 이처럼 보수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계속해서 찾아 나가는 것 자체가 '중도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연대 없는 연대 효과'를 만들었다는 평이 나온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