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우 법무법인 승우 토지보상팀 사무국장 ⓒ법무법인 승우
어느 날 갑자기 토지 수용 통지서를 받게 되면 누구나 당황할 수밖에 없다. 평생 농사를 지어온 농업인도, 오랜 기간 공장을 운영해 온 사업자도, 축산업에 종사해 온 목장주 역시 토지보상 절차를 한 번쯤 겪어봤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닥뜨리는 만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많은 피수용인들은 공익사업인 만큼 보상이 공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실제로 사업시행자는 관계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보상안을 마련해 제시한다. 다만 이 과정은 정형화된 절차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개별 토지 소유자나 영업자의 특수한 사정이나 추가로 주장할 수 있는 권리까지 일일이 반영되기는 어렵다.
사업시행자가 제시한 협의 보상금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면 협의에 응해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러나 보상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재결이나 소송 등 불복 절차를 검토하게 된다. 이때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재결 및 소송 단계에서 적용되는 ‘불고불리의 원칙’과 ‘재결전치주의’다.
불고불리의 원칙이란,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사실이나 권리에 대해서는 판단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손실이나 권리가 존재하더라도, 정해진 기한 내에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입증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판단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실무에서 보면 피수용인들은 수용 대상 토지와 지장물의 보상금 액수에만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잔여 토지나 잔여 건축물의 가치 하락, 공사로 인한 추가 비용이나 보수비 등 부수적 손실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하거나 주장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한 공부상 지목과 실제 이용 현황이 다른 토지, 무허가 건축물, 사실상 사도 등은 원칙적으로 보상에서 제외되거나 제한적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보상 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보상금이 적다”는 주장에 그치면서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입증자료를 제때 제출하지 못해 권리 구제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자신의 토지와 재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법령상 보상 기준에 맞게 정리하고 감정평가와 행정 절차 속에서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이 과정에서 주장 방향이 어긋나거나 자료 준비가 미흡하면, 정당하게 받을 수 있었던 보상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
더 나아가 피수용인이 최종적으로 다툴 수 있는 행정소송 역시 ‘재결전치주의’에 따라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재결 단계에서 주장하지 않았거나 누락된 사항은 이후 소송에서도 다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결국 토지보상은 초기 대응이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처음부터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어떤 손실을 어떻게 주장할 것인지 명확한 방향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권리 누락 없이 절차를 준비하는 것도 하나의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도움말 : 이덕우 법무법인 승우 토지보상팀 사무국장(유튜브 ‘보상은 보상왕’ 운영)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