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요청에 의한 챌린지 방식으로 ABS 도입
포수의 성공률이 가장 높고 투수가 가장 낮아
미국 프로야구는 수년간 마이너리그서 ABS 테스트를 거쳤다. ⓒ AP=뉴시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2026시즌부터 드디어 '로봇 심판'이라 불리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한다.
투수의 모든 투구를 ABS로 판독하는 한국프로야구(KBO)와 달리 메이저리그는 여전히 주심이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기술의 도움을 받는 '챌린지 시스템' 형식을 채택했다. 이는 전통적인 야구의 묘미를 살리면서도 오심의 억울함을 풀겠다는 의도다.
메이저리그를 즐기는 팬들이라면 한국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됨을 이해해야 한다. 먼저 팀당 챌린지 기회는 경기당 2번씩 주어지고, 성공 시 차감 횟수는 줄어들지 않는다. 연장전 돌입 시 이닝마다 1회씩 보충된다. 다만 더그아웃에서 감독이나 코치가 직접 요청할 수 없고 투수와 타자, 포수만 요청 권한을 갖는다.
사실 메이저리그는 2024년 정식 도입된 KBO보다 빠른 2023년부터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ABS를 도입해 3년간 테스트를 거쳤다. 현장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트리플A 선수 및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1%가 ABS를 도입하되, ‘챌린지’ 방식을 선호했고, KBO식 전면 도입은 11%, 그리고 도입 반대 비율은 28%에 그쳤다. 경기를 관람한 팬들 역시 71%가 도입 찬성을 택했다.
메이저리그는 정규 이닝 동안 단 2번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이를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경기 초반 중요도가 낮은 투구에 챌린지를 낭비했다가는 9회말 2사 만루 같은 결정적인 순간에 기회가 없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다만 판정 번복률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회에는 60%였던 번복률이 4~6회에는 51%, 7~8회에는 43%, 9회에는 46%로 오히려 떨어졌다.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마라’라는 격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누가 요청하는가도 중요하다. 2025시즌까지 챌린지 성공률은 포수가 56%, 타자 50%, 투수 41%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스트라이크 존 뒤에서 공을 볼 수 있는 포수의 판단이 보다 정확했고, 투수의 경우 자신의 투구를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2026시즌부터 '챌린지 방식'으로 ABS를 도입한다. ⓒ AP=뉴시스
경기력에 변화가 찾아올지도 지켜볼 일이다.
한국프로야구의 경우 ABS 도입 이후 스위퍼 구종의 구사율이 높아졌다. 횡으로 크게 휘는 슬라이더의 일종으로 각이 예리할 경우 ABS존의 혜택을 톡톡히 볼 수 있다. 스위퍼는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최근 메이저리그서 크게 각광 받는 구질이다.
규정 변경에 매우 보수적이며 심판의 권한이 막강한 메이저리그서 ABS의 부분 도입은 비디오 판독만큼 획기적인 사안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볼 판정의 오심을 줄일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심판들도 챌린지 시스템의 도입을 오히려 환영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BS 스트라이크 존은 홈플레이트 기준 17인치의 너비를 바탕으로 상단은 선수 신장의 53.5%, 하단은 27%로 형성된다. 기존 심판들의 평균 스트라이크존보다 조금 더 좁고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모든 선수들은 다가올 스프링캠프서 신발을 벗고 신장을 측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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