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치부하기엔 당이 처한 현실 엄중
공관위 둘러싼 혼란…기준은 안갯속
지지율 수직낙하 하는데 지도부 뒷짐만
유권자 눈엔 '쇄신' 아닌 '사당화' 진흙탕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금 국민의힘 꼴을 보면, 이재명 대통령을 우리 당 후보로 내세워도 떨어질 판이다." 친하게 지내던 한 정치권 관계자의 농담이다.
최근 여권 내부에서는 이같은 자학에 가까운 농담이 공공연히 나온다. 농담으로 치부하기엔 당이 처한 현실이 너무나 엄중하다.
보수의 심장이라는 대구에서조차 여야 지지율이 동률을 기록하고, 야권 후보에게 밀린다는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 '말뚝만 박아도 당선'이라던 시절의 오만함이 불러온 처참한 성적표다.
문제의 핵심은 공천관리위원회와 이를 둘러싼 혼란이다. 후보자들은 갈지자 행보와 원칙 없는 공천이라며 아우성치고, 6선의 주호영 등 중량급 인사 칼질에 대한 기준은 안갯속이다.
컷오프 당사자들은 삭발과 단식, 법적 대응으로 맞서며 당사 앞이 아수라장이다. 유권자들 눈에는 쇄신이 아닌 '사당화'를 위한 진흙탕 싸움으로 비칠 뿐이다.
이런데도 장동혁 대표 체제는 유독 조용하다. 외부 활동도 눈에 띄게 준 데다, 공천 내홍은 뒤로하고 지지율이 수직 낙하하는데도 뒷짐만 지고 있다. 리더십의 실종이다.
집안싸움에 정신이 팔려 민생 공약 하나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정당에 표를 줄 국민은 없다. 오죽하면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총리의 등판을 두고 "국민의힘이 스스로 레드카펫을 깔아줬다"는 평까지 나온다.
정치는 결국 '사람'과 '세력'의 예술이다. 하지만 지금의 국민의힘에는 상대를 압도할 인물도, 그 인물을 뒷받침할 단합된 세력도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과 같은 나라의 수장을 데려온들, 구멍 난 독에 물 붓기다. 내부의 적과 싸우느라 지지층마저 등 돌리게 만든 당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지 않는 한, 지방선거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했다. 제 집안 하나 건사하지 못하면서 나라를 경영하겠다고 나서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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