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사각지대' 외국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도 회피 '우려'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2.18 06:00  수정 2026.02.18 06:00

외국인 임대인 늘어나는데…다주택자 기준 확인 한계

정부 제도 보완 나섰지만 곳곳 빈틈

ⓒ뉴시스

서울 집값이 상승하면서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국내 부동산을 매수하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부동산을 구매한 외국인에 대한 정부가 부족해 세금 규제를 회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내국인과 외국인 사이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1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확정일자가 부여된 부동산 임대인 중 외국인은 9759명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2128명이던 외국인 임대인은 4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임대료도 상승하자 투자에 나선 외국인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강남구에서만 1165명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고 송파구(913명)와 서초구(903명), 용산구(601명)가 뒤이었다. 모두 지난해 집값 상승세가 뜨거웠던 곳이다.


늘어나는 외국인 임대인 속 내·외국인의 과세형평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은 관계 기관에서 가족관계 등 정보 확인이 어려워 다주택자 판단이 어려운 탓이다.


내국인은 본인이 1주택자더라도 배우자 등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기재된 가족이 다른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다주택자가 된다. 다만 외국인은 정확한 세대 구성원 확인이 어려워 가족 일부가 주택을 구매했더라도 다주택자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내국인은 부부가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 다주택자로 세금 중과가 부과되지만 외국인은 다르다"며 "외국인에게 가족관계 증명 서류를 요구하더라도 서류 내 가족이 국내 다른 부동산을 구매했는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5월 10일부터는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다. 현재는 6~45% 세금이 부과되지만 이후에는 2주택자 20%포인트(p), 3주택자 30%p가 더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임대사업자의 혜택 축소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임대사업자들까지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도 외국인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또 지난 10일부터는 외국인이 주택을 구매할 때 자금조달계획서와 입증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외국인이 부동산을 매수할 때는 비자 유형 등 체류자격과 주소, 183일 이상 거소 여부를 신고해야 한다.


다만 제도 허점은 여전하다. 외국인에게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요구하더라도 구체적인 자금 마련 방안을 요구하기 어렵다. 외국인 간 증여, 상속 등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실거주 의무나 이상거래를 확인하는 등 외국인 부동산 불법행위를 확인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 위원은 "외국인이 증여로 돈을 받은 건지, 외국 부동산을 매각했는지, 사업을 했는지 확인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근본적으로 한계가 명확하다"고 우려했다.


서울 등 주요 지역 임대료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국내 주택 매수에 나서는 외국인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내·외국인 과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외국인 부동산 투기 논란이 뜨거웠던 문재인 정부 시절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주택 가격 상승 전망이 커지고 있다"며 "내국인들에게 규제를 가하기 전 외국인과 비슷한 수준 규제가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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