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출신' 간판 달고 출마 러시… 6·3 지방선거 성공 확률은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6.02.20 04:15  수정 2026.02.20 04:15

李정부 1년 차 첫 시험대…'청와대 이력' 통할까

참모들 잇단 출마설…강훈식 비서실장 행보 관심

우상호 강원지사 도전…김병욱 李선거사무실 쓴다

김남준 대변인 조만간 사직할듯…계양을 출마 초읽기

청와대 전경 ⓒ연합뉴스

6·3 지방선거가 석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성적표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집권 초반 국정 지지율이 비교적 견조한 가운데 '대통령 참모'라는 이력이 지방 권력 지형에서도 통할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이들의 생환 여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동력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공직자 사퇴 시한(내달 5일)을 앞두고 최대 관심사는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의 거취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초대 통합시장 후보로 강 실장이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여권 안팎에서 나온다. 강 실장은 충남 아산을 지역구로 둔 3선 의원 출신으로, 청와대 입성 전 한때 충남지사 도전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충남 통합은 이 대통령이 강조해 온 지방분권의 상징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정치적 무게가 적지 않다.


다만 변수는 행정통합의 성사 여부다. 초기에는 야당의 협조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최근 국민의힘이 졸속통합에 제동을 걸면서 논의가 주춤한 상태다. 통합이 공직자 사퇴 시한 전까지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강 실장의 출마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 실장은 지난 12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물음표'에서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충청권 광역단체장으로 출마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반드시 이재명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명확한 생각"이라며 "자리 문제(거취 문제)는 여러 공간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들도 적지 않다. 우상호 전 정무수석은 강원지사 도전을 위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음 달 2일 '대통령 이재명과의 동행' 출판 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에 나선다. 김병욱 전 정무비서관도 성남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김 전 비서관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 사무실을 구했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후보가 두 번이나 사용했던 바로 그곳"이라고 밝혔다. 이선호 전 자치발전비서관도 울산시장 출마 채비에 들어갔다. 그는 민선 7기 울주군수와 민주당 시당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권 관계자는 "김 대변인이 이번 주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제1부속실장으로 발탁돼 이 대통령을 보좌해왔다. 이후 조직 개편이 단행되면서 같은 해 9월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겨 국정 메시지를 관리해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대변인이 이번 주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이 대통령에게 거취와 관련한 뜻을 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당분간 후임을 별도로 임명하지 않고, 강유정 대변인 1인 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선 시점과 폭을 둘러싸고도 내부 조율이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왼쪽부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병욱 전 정무비서관, 이선호 전 자치발전비서관, 김남준 대변인 ⓒ연합뉴스·뉴시스

그러나 전례를 보면 '청와대 간판'이 곧바로 당선 보증수표로 통했던 적은 드물다. 2018년 6·13 지방선거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있던 시기였지만, 청와대 참모 출신 후보들의 성적표는 기대와 달랐다. 적지 않은 인사가 당내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본선에 오른 후보들 역시 고배를 마셨다. 일부는 각종 논란 속에 중도 하차했다.


구체적으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당시 충남지사 선거에 나섰고, 문대림 전 제도개선비서관과 오중기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각각 제주와 경북지사에 출사표를 던졌다. 박영순 전 선임행정관은 대전시장에, 윤종군 전 행정관은 경기 안성시장에 도전하는 등 광역·기초를 합쳐 10여 명이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 거리가 있었다. 박 전 대변인은 개인 신상 논란에 휘말려 예비후보 단계에서 물러났고, 문 전 비서관은 당시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한 원희룡 후보를 넘지 못했다. 박·윤 전 행정관도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청와대 경력이 지역 민심의 벽을 허물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오 전 선임행정관은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에서 30%대 중반 득표율로 선전했지만, 당선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물론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다른 결과도 있었다. 지역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조직과 인지도를 쌓은 후보들은 청와대 경력을 보완재로 삼아 승리했다. 결국 승부를 가른 것은 간판보다 '지역 기반'이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2022년 6·1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러져 성격이 달랐다. 새 정부 참모들의 직접 출마는 드물었고, 인수위 경력 등을 내세운 후보들이 일부 주목을 받았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선거 과정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고문과 윤석열 대선 캠프 인재영입위원장 경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정권 핵심 인사' 이미지를 부각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개인 경쟁력과 지역 구도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야권 중진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잠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유권자의 마음을 끝까지 붙드는 건 결국 지역에서 쌓은 신뢰와 조직"이라며 "이번 지방선거는 집권 1년차 권력이 중앙의 기세를 지방 권력 지형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판가름하는 첫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