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키기 모임이냐, 반청 모임이냐…與 권력투쟁 중심에 선 '공취모' [정국 기상대]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2.24 04:05  수정 2026.02.24 04:05

친명 세력화 일축에도 '불신' 여전

'합당 사태' 내홍 후유증인 듯

당 주도권 둘러싼 물밑 신경전 분석도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를 위한 의원모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를 위한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규모 모임인 '이재명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이 공식 출범했다. 여러 계파로 구성됐지만, 여전히 '친명'(친이재명)계 세력화라는 의심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실정이다. 계파 대립이 극심했던 합당 사태 이후, 당내 불신이 후유증으로서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임의 상임대표를 맡은 박성준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어떤 계파가 있느냐"라고 반문하며 "나는 국정조사를 위한 실무형 대표"라고 선을 그었다. '친명계 세력화' '반청(반정청래)계 모임' 등 출범을 공식화했을 때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계파 모임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개별 발언에 나선 의원들도 이 모임은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검찰의 공소 취소를 위한 여론전을 위한 성격이지, 계파 모임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박범계 의원은 "이 대통령이 무고하다는 역사적 사실은 우리들과 지지자만 공유하는 내용"이라며 "우리 마음속에 이 대통령이 무죄고 공소 취소는 당연히 해야 할 역사적 진실이지만, 믿지 않는 내란 세력을 지지하는 국민을 포함해 헤매고 있는 국민에게 이 대통령이 무죄와 무혐의를 설득할 역사적 진실을 설득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진성준 의원은 "이 모임이 이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고 아부하려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진성준이 이 대통령에게 아부하려고 했다면 이재명 당대표 시절에 금투세 하지 말자는 당대표에게 '해야 한다'고 대들었겠나"라고 말했고, 김남희 의원 역시 "이 모임을 두고 정치적 목적을 얘기하지만, 여기 모인 면면을 보면 모두 각자 생각과 정치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무슨 정치적 목적과 부당한 목적이 있겠느냐"고 했다.


실제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의원 105명 중 한민수 비서실장과 박수현 수석대변인 등 정 대표 측도 포함돼 있다. 친문(친문재인)계 윤건영 의원 역시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민주당 의원이 총 162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0명이 넘는 모임을 특정 계파 세력화라고 판단하기에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당내 일부에선 여전히 친명계 세력화라는 의심이 불식되지 않고 있다. 당장 이날 출범식에는 민주당 지지층이 다수 참석했는데, 이들은 박찬대·이언주·이건태 의원이 호명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특히 박 의원을 두고 환호가 쏟아지자, 사회를 맡은 이용우 의원은 "박수는 공평하게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모두 정 대표와 각을 세운 인물로 평가된다. 나아가 일부 지지자가 행사 시작 전 "정청래를 제명하라"고 외치다가, 행사 관계자로부터 제지를 받는 모습도 엿보였다.


당초 이 모임에 가입했다가 탈퇴한 김병주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사조직 또는 무슨 계파 모임 아니냐는 오해가 생기고 있는데, 나도 사실 참여했다가 국민이 오해한다면 굳이 할 필요는 없어서 탈퇴했다"면서도 "공소 취소는 반드시 돼야 하기 때문에 나 혼자라도 밑에서부터 국민 청원 운동을 계속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 지적처럼 실제 이 모임이 추진하는 검찰의 조작기소 문제점과 공소 취소 등 행보는 개별 의원뿐 아니라, 당 공식 특별위원회가 맡고 있다. 이 대통령 수사·기소 대응을 위한 '정치검찰 조작기소 대응 특별위원회'가 이미 활동 중이며 위원장은 이성윤 최고위원이다. 특위 역시 공소 취소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음에도 비슷한 성격의 기구가 마련된 것이다. 두 조직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지만, 간사인 이건태 의원은 정 대표가 이 최고위원을 특위 위원장에 임명하자 임명 취소를 요구한 바 있다. 이 최고위원이 청와대와의 갈등설이 촉발된 '쌍방울 변호인' 2차 종합특검 후보를 추전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이언주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모임이 친명계 세력화라는 의심을 해소하지 못하는 것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둘러싼 내홍에서 정 대표와 각을 세운 인사가 다수 포함됐다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건태 의원은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낙마한 이후, 이성윤 최고위원에 대한 여러 문제를 지적하며 사퇴를 요구한 인사 중 하나다.


박 의원은 모임이 '통합 체제'로 운영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두고서 "검찰독재대응특위와 조작기소대응특위 두 가지가 있었는데, 미진한 부분이 있어서 국정조사로 넘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또 다른 힘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 공식 특위인 '조작기소대응특위'와 별개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당내에선 이 모임이 계파 성격을 가졌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 여기에 기름을 붙인 것이 현재 '친청'(친정청래)계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유 전 이사장은 합당 사태 당시 '조국 대권론'을 꺼냈다가 반청계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았고, 나아가 친청계가 주도권을 상실하게 된 것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난 18일 MBC 방송에 출연해 이 모임을 두고서 "(여당 내) 권력 투쟁이 벌어지면서 이상한 모임들이 생겨나고, 친명을 내세워 사방에 세를 과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가, 모임 구성원으로부터 질타받았다.


당내 일부에선 권력 투쟁을 둘러싼 갈등이 사실상 감정싸움으로 치달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모임이 차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친명계 세력화라는 의심이 불거졌지만, 여러 사안을 감안하면 계파 모임이라는 근거는 모호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양측이 감정적인 대응을 벌이고 있는 것은 정 대표의 리더십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의 리더십이 최대 위기를 맞은 합당 사태가 '논의 중단'으로 마무리된 이후부터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내홍이 수습된 직후이기 때문에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이미 물밑 신경전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방선거, 나아가 전당대회 등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권력을 둘러싼 갈등이 표출될 수밖에 없다"며 "당장은 정권 초기라서 큰 움직임 없이 이 정도 수준으로 움직이지만, 앞으로 어떤 식으로 대립축이 형성될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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