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9월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키보드 정치…부동산 전선 격화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연일 정면 충돌하고 있다. 영수회담이 무산된 이후 국정 최고 책임자와 제1야당 대표가 엑스(X·옛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맞붙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정책 조율보다 SNS 공방이 앞서는 이례적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엑스를 통해 다주택 규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야당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있다. 이에 장동혁 대표도 페이스북과 최고위원회의 발언을 통해 즉각 대응에 나서면서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날에는 이 대통령이 야당의 부동산 기조에 "기적의 논리"라고 평가한 데 대해, 장 대표가 "기적의 억지"라고 받아치며 설전이 계속됐다.
이 대통령은 설 연휴에도 엑스를 통해 다주택 규제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장동혁 대표께서 청와대에 오시면 조용히 여쭤보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여쭙겠다"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시느냐"고 공개 저격했다.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야당 대표를 상대로 공개 질문을 던진 것이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의 엑스 메시지에 페이스북을 통해 반박했다. 보유 부동산 가운데 노모가 거주하는 고향 시골집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대통령의 부동산 기조로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운다"고 맞불을 놨다.
특히 지난 18일에 올린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는 메시지로 논란은 한층 격화됐다. 이는 장 대표가 이 대통령을 향해 "다주택자들을 사회악으로 규정한다"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두 사람은 전날까지도 SNS를 통해 부동산 공방을 벌이며 충돌했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과 임대 사업을 압박하면 전월세 부족으로 서민 주거 불안이 심화한다는 건 기적의 논리"라는 메시지를 내자, 다음날 장 대표는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줄어 시장이 안정된다는 그 억지는, 굶주린 사람에게 '밥을 안 주면 식욕이 줄어든다'고 윽박지르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라고 맞받았다. 장 대표는 "무주택자들이 집을 사지 못하는 것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몽땅 차지해서가 아니다. 이 정권의 대출 규제로 무주택자들의 팔다리가 묶여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 21일 엑스에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가 집을 팔면 전월세 공급도 줄겠지만 그만큼 무주택자, 즉 전월세 수요도 줄어든다"며 "오히려 주택 매매시장에 매물이 증가함으로써 집값이 안정되고 그에 따라 전월세가도 안정되는 것이 논리에 부합한다"고 적은 데 따른 공방이다.
이번 설전은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간 공식 대화 채널이 멈춘 상황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앞서 지난 12일 예정됐던 이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간 청와대 오찬 회동은 회동 시간이 임박한 시점에서 무산됐다.
▲'개헌 관문' 국민투표법, 與 주도로 법사위도 통과…野 "양심껏 하라" 항의
6·3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관련 국민투표를 강행하기 위한 사전 절차가 될 수 있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집권여당 주도로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소위를 거치지 않은 채 기습 통과한 이후 법사위 처리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법사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투표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석 18명 중 찬성 11명, 반대 7명으로 가결됐다.
앞서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인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직권으로 상정한 뒤 표결에 부친 바 있다. 국민의힘은 개정안이 소위(小委)를 건너뛴 채 상정됐다고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표결을 강행하자 항의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추 위원장을 향해 "양심껏 좀 하라"고 항의했다. 행안위에서 소위 절차를 거치지 않은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 의결되자 반발한 것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 법안이 상정되자 "이런 식으로 자꾸 날치기해서 되겠느냐"며 "내일모레 헌법을 개정하는 것도 아니고 국민투표법을 이런 식으로 해도 되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는 개헌 추진을 위한 필수적인 선결 조치에 해당한다.
국민투표법 개정안은 투표인의 범위에 재외투표인 명부에 오른 자를 포함하고, 공직선거법에 준해 국외부재자신고·재외투표인 등록신청, 재외투표인명부 등을 작성하도록 해 재외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2014년 국민투표법 중 '재외국민 투표권 행사 제한'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위헌 논란이 불거진 이른바 '윤석열 사면금지법'(사면법 개정안)은 이날 법사위에서 의결이 보류됐다. 법무부에서 개정안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내겠다는 입장을 법사위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 법은 내란·외환죄를 범한 자에 대한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를 얻는 경우 예외적으로 사면을 허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위헌'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나 의원은 "어떤 죄나 사람에 대해 이 법으로 정하는 것은 명백하게 위헌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법 3법' 밀어붙이는 거여…'위헌논란' 외면
원내 162석의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 '헌법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이른바 3대 사법개혁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강행 수순에 돌입했다.
앞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처럼 위헌 소지가 있다는 각계의 비판과 우려에도 개혁 완수를 명분으로 당내 강경파 의원들이 낸 원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위헌 지적과 80년 사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우려에도 숙의보다 속도를 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 등의 사법개혁 3법을 우리 시간표대로 이번 임시국회 기간 안에 차질 없이, 타협 없이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가운데 '법왜곡죄'는 헌법이 정한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당 일각에서도 의원총회에서 이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도부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 소속 법사위원들의 의결대로 원안 처리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민주당의 소위 3대 사법개혁 가운데 논란이 되는 부분은 '법왜곡죄'와 이른바 4심제로 일컫는 '재판소원제'다. 우선 법왜곡죄의 경우 현행 형법 조항 가운데 1항과 3항에서 처벌 대상이 구체적이지 않아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구체적으로 법관·검사·수사 관계자가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는 경우(형법 제123조의 2, 1항) △증거인멸·위조 또는 이같은 증거를 재판·수사에 사용하는 경우(2항)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거나 증거 없이 범죄 사실을 인정하거나, 논리·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3항)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로 처벌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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