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원회의서 와우 멤버십 결합 구조 심의 예정
멤버십 경쟁 확산 속 타 플랫폼 영향 촉각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뉴시스
쿠팡이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 여부의 기로에 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와우 멤버십 결합 판매 구조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심의에 착수하면서다. 만약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판단될 경우 가격 정책과 멤버십 운영 방식 전반에 규제가 가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단이 쿠팡을 넘어 네이버·신세계 등 주요 플랫폼과 유통업계 멤버십 모델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쿠팡이 와우 멤버십 가입자에게 배달앱 ‘쿠팡이츠’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함께 제공하는 행위가 경쟁을 저해하는지 여부를 전원회의에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다. 이르면 2월 중 결론이 날 전망이다.
공정위가 주목하는 핵심 쟁점은 '소비자 선택권 침해', '시장 지배력 전이' 등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핵심 쟁점은 시장 지배력 전이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공정위는 쿠팡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5조 제1항에 규정된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하며 이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 행위가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심사보고서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는 전원회의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위원회 차원의 결론이 된다.
심의의 최대 쟁점은 쿠팡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사업자로 보려면 일정 거래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쿠팡을 포함한 상위 3개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이어야 한다.
기존 온라인쇼핑 전체 시장(약 259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쿠팡 점유율은 13.9%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쿠팡의 사업 구조에 맞춰 ‘재고·물류·배송을 직접 통제하며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유통 사업자’로 관련 시장으로 새롭게 정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직매입 또는 이에 준하는 구조로 거래 조건을 통제하는 사업자 만을 동일 사업자군으로 묶을 경우 시장 규모는 약 90조원대로 축소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쿠팡 점유율은 약 39% 수준으로 높아지고, 쿠팡·네이버·신세계 3사 합산 점유율은 80%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쿠팡은 시장지배적 사업자 요건 중 하나인 ‘단독 점유율 50% 이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위 3개 사업자의 합산 점유율 75% 이상’ 요건은 충족한다.
이에 유통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쿠팡의 멤버십 ‘끼워팔기’ 문제만 다뤄지지만, 이를 기반으로 새롭게 설정된 시장 기준이 선례로 굳어질 경우 향후 네이버, 신세계 등 다른 기업의 사건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플랫폼 간 유료 멤버십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쇼핑·배달·OTT 혜택을 결합한 구독 모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관련 제재가 이뤄질 경우 타 업체로의 영향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콘텐츠 혜택을 연계하고 있고, 배달의민족은 ‘배민클럽’에 OTT 서비스를 결합한 멤버십을 내놓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단이 쿠팡 한 곳에 국한되지 않고 플랫폼 전반의 규제 잣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멤버십과 배송·콘텐츠를 결합한 모델을 운영하는 다수 기업은 규제 강화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끼워팔기'는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것을 끼워서 파는 것을 말하는데 공정위가 단순 규제에만 골몰하지 말고 소비자 편익의 관점에서 정확히 판단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국 같은 나라의 경우 자신들의 사업을 보호하려고 애쓰는데 우리나라도 규제보다는 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의 정책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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