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수연, 서울대 후배에 "불확실성의 시대…무기는 '엉덩이의 힘'"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6.02.25 17:37  수정 2026.02.25 17:37

25일 서울대 학위수여식서 축사

"학창 시절은 시행착오의 연속"

집요한 성실함과 배려하는 여유 강조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5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80회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네이버


"저나 여러분에게는 공통적으로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 맞설 수 있는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엉덩이의 힘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5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80회 전기 학위수여식 축사에서 모교 후배들에게 집요한 성실함으로 불확실성을 헤쳐 나갈 것을 당부했다.


최 대표는 "여러분이 사회에 나가 마주할 세상은 제가 졸업할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빠르고 거세게 변화하고 있다"며 "엉덩이의 힘은 단순히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능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남들이 지루해하고 불안해하며 포기하고 싶어 할 때 기어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한 성실함을 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가끔 빠르고 요란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지만 지루함을 견디는 미련한 사람들을 무엇보다 필요로 한다"며 "깊이 몰입하며 가다 보면 넘어지더라도 앞으로 넘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증명해 낸 지독한 성실함은 평생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서울대 공과대학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00학번이다. 2005년 졸업 후 네이버 홍보실에 입사했다. 퇴사 후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과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2019년 네이버에 재입사한 뒤 2022년부터 네이버 대표로 재직 중이다.


최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학창 시절을 "시행착오의 연속"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21년 전 여러분들의 자리에 있던 저는 미래에 대한 꿈도 목표도 아직 찾지 못했다. 고등학교 시절 내내 대학교를 가는 것 자체가 꿈이었고,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대학에 오면 당연히 길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제 대학생활 학업과 그 이후 커리어 역시 완벽한 설계나 계획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했다.


네이버 신입사원 시절과 로스쿨 도전 과정에서의 고충도 언급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적응이 쉽지는 않았다. 첫 부서는 홍보실이었는데 하루에 자료를 10번 이상 다시 써야 했던 날도 있었고, 적성을 찾아 어렵게 도전한 로스쿨은 모교에 합격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최 대표는 오히려 계획대로 되지 않았기에 상상하지 못했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자신감이 없었기에 오히려 손에 쥔 작은 것을 용기 있게 내려 놓았으며 대체로 운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회가 찾아오면 최선을 다해 잡고자 노력했다"며 "정해진 트랙이 없다는 건 역설적으로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수와 실패를 하겠지만 일어서서 걸어갈 힘만 남겨두라"고 당부했다.


최 대표는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할 후배들에게 타인을 대하는 '태도'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특히 타인을 배려하는 여유를 '최고의 재능이자 강력한 전략'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결정적인 순간에 믿을 수 있는 사람, 조직을 리드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가장 머리가 좋은 사람도 목소리가 큰 사람도 아니다. 친절을 노력하는 사람, 타인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며 "비즈니스 세계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여유는 최고의 재능이자 강력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CEO가 돼 많은 사람들을 볼 기회가 있다보니 어쩌면 학교는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는 어른을 사회에 배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며 "성공의 정의는 저마다 다르지만 어느 누구도 혼자 남은 삶을 행복으로 정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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