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설계하는 사법부의 미래는…
재판이 끝났는데도 끝나지 않는 세상
대통령이 입맛 맞는 대법관 22명 채워가는 세상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대법원에서 현장 국정감사에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재판이 끝났는데도 끝나지 않는 세상. 판사가 판결을 내리면서 "나도 감옥 갈 수 있다"고 눈치를 보는 세상. 새 대통령이 취임해 입맛에 맞는 대법관을 임기 내에 22명씩 채워가는 세상.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설계하고 있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미래다.
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이 세 법안은 포장지는 제각각이지만 안에 든 내용은 하나다. 사법부를 정치의 손아귀에 넣겠다는 것. 그리고 그 타이밍은 너무나 노골적이다.
심판을 두렵게 만드는 법
법왜곡죄부터 보자. 판사나 검사가 법리를 왜곡해 부당한 판결·처분을 내리면 징역 10년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얼핏 들으면 그럴싸하다. 나쁜 판검사를 처벌하자는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문제는 '왜곡'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기준이 불명확하니, 패소한 당사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마다 판사를 형사고소하는 무기로 쓸 수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이 무기를 가장 잘 쓸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변호사 수십 명을 선임할 수 있는 재력가, 여론을 등에 업고 광장재판을 연출할 수 있는 정치인이다.
평범한 국민은 판사와 법리를 다툴 비용도, 시간도, 언론도 없다. 결국 법왜곡죄는 강자의 무기이지 약자의 방패가 아니다.
더 위험한 장면도 있다. 과반 의석을 쥔 정당이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검사에게 조직적인 고소 공세와 여론 압박을 퍼붓는다면 어떻게 되는가?
판사는 기득권층에게 판결을 내릴 때마다 처벌의 그림자를 등에 지고 눈치를 보게 된다. 법정이 법리의 공간이 아니라 정치적 눈치의 공간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끝나지 않는 재판의 미로
재판소원은 더 심각하다. 1심, 2심, 대법원까지 진 사람이 이제 헌법재판소에도 또 불복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4심제다. 대법원장은 "재판소원 도입은 단순 입법이 아니라 헌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냉정히 묻는다. 4심까지 소송을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대형 로펌을 선임하고 몇 년을 싸울 수 있는 재력가, 지지자들이 소송 비용을 모아주는 정치인들이다. 반면 억울한 피해를 당한 평범한 시민은 1심, 2심, 대법원을 거치는 것만으로도 이미 시간과 돈이 바닥난다.
더 나아가 가해자가 불리한 판결을 받은 뒤 재판소원을 악용해 소송을 계속 연장한다면, 피해자는 판결이 나도 또 기다려야 한다. 확정 판결이 나도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는 구조에서 가장 먼저 지치고 쓰러지는 건, 돈도 시간도 넉넉하지 않은 국민이다.
헌법재판소조차 "남용을 막는 제한 문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를 거절하고 강행 처리했다. 권리 구제가 빨라진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약자에게 재판소원은 권리가 아니라 또 하나의 형벌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대법관 증원안은 어쩌면 가장 솔직한 법안이다.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자는 것인데, 이 법안이 등장한 시점이 공교롭게도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유죄 판결 직후다. 증원 방식은 매해 4명씩 3년에 걸쳐 12명을 단계적으로 충원하는 구조다. 여기에 현직 대법관 중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 퇴임하는 10명까지 더하면, 이 대통령은 임기 중 최대 26명 중 22명의 대법관을 직접 임명할 수 있게 된다.
지금도 대법관은 14명이다. 우리나라 최고 법원의 법 기준을 세우기에 충분한 숫자다. 그런데 왜 지금 갑자기 두 배 가까이 늘려야 하는가.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다. 대법원의 핵심 기능은 전국의 법 기준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
법은 결국 일관성과 신뢰다. 같은 사건도 어느 재판부에 걸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복불복 사법이 되는 순간, 법치가 아니라 운이 된다.
더 황당한 것은 민주당의 과거 주장이다. 불과 15년 전, 민주당 스스로 "대법관 증원은 사법독립 훼손"이라고 외쳤다. 민주당에게 유리하면 개혁이고, 불리하면 독재다. 원칙이 아니라 유불리가 기준인 민주당이 사법개혁을 말하는 것, 그 자체가 이미 모순이다.
개혁의 이름을 내세워 지우는 것들
법원도, 검찰도 완전하지 않으며 개선이 필요한 지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밀어붙여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법원, 법무부, 변호사협회, 심지어 참여연대 같은 진보 성향 시민단체까지 "너무 급하다"고 경고했다.
충분한 공론화도 없이, 법안을 직전에 급수정하면서까지 처리한 것은 개혁이 아니라 서두름이다. 그리고 사법에서 서두름은 언제나 가장 약한 사람의 희생으로 귀결된다.
민주주의는 균형 위에 선다
삼권분립은 민주주의의 뼈대다. 입법·행정·사법이 서로를 견제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도 전횡을 일삼지 못하는 구조다. 하지만 민주당이 설계하는 사법 지형은 이 균형을 무너뜨린다. 사법부를 겁주고, 판결을 무력화하고, 대법관을 마음대로 채워넣는 3종 세트가 완성되면, 남는 건 숫자로 찍어누르는 민주당의 의회 독주뿐이다.
‘민주를 내건 정당’이 민주주의의 핵심 축인 사법 독립을 허물고 있다. 법은 강자의 편이 아니라, 약자도 기댈 수 있을 때 비로소 법이다.
미래 세대가 물려받을 대한민국의 사법부가 기득권 민주당의 방탄막으로 전락하는 것을, 우리는 두 눈을 뜨고 가만히 지켜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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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채수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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