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346억원, 엔데믹 이후 첫 흑자
STI·HPV 등 비호흡기 제품 성장에 실적 개선
호흡기 진단 의존도 낮춘 사업 다각화 전략 주효
지난해 7월 미국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린 ADLM 2025 전시회 내 씨젠 부스 ⓒ씨젠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호흡기 진단키트로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다 엔데믹 이후 적자의 늪에 빠졌던 분자진단 기업 씨젠이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요 급감을 견디지 못하고 경영난에 빠진 경쟁사들과는 달리 씨젠은 비호흡기 영역으로의 중심이동에 연착륙한 결과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씨젠의 연결기준 잠정 매출은 4742억원, 영업이익은 34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48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씨젠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씨젠은 지난해 호흡기 제품군의 회복 흐름과 함께, 계절적 변동성이 작고 마진이 높은 비호흡기 제품군의 견조한 성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비호흡기 신드로믹(하나의 검체로 여러 감염원을 동시에 검사하는 기술) 제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이번 호실적의 핵심은 비호흡기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 사업 다각화에 있다. 씨젠은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이후 ▲성매개감염(STI)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소화기질환(GI) 등 비호흡기 진단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씨젠의 HPV 진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2% 급증했으며, 소화기질환 진단 매출도 11.7% 늘어났다. 성매개감염 제품 역시 8.8% 성장세를 보였다. 수익성이 높은 비호흡기 신드로믹 제품군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이익률도 개선된 것이다.
해외 중심의 영업 전략도 주효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씨젠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93%에 달해 사실상 글로벌 시장이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유럽 지역 매출이 약 1087억원으로 전체 해외 법인 중 최대 비중을 차지하며 핵심 시장 역할을 맡고 있다. 씨젠은 유럽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프랑스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씨젠의 흑자 전환은 엔데믹 이후 국내 진단 업계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대조를 이룬다. 펜데믹 당시 코로나19 특수로 막대한 유동성을 확보했던 국내 진단 기업들은 엔데믹 이후 관련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현재 경영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대표적인 체외 진단 전문기업인 휴마시스의 연결기준 매출은 팬데믹 시기였던 2022년 4713억원이었으나, 지난해 301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또한 105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2023년부터 이어진 적자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호흡기 진단 매출에 의존도가 높은 기존의 사업 구조가 영향을 미쳤다.
차세대 정밀 의료 유망주로 꼽혔던 셀레스트라는 지난해 감사 의견 거절과 주식 거래 정지 등을 거치며 현재 상장 폐지 위기에 내몰렸다. 코로나19 당시 발 빠르게 진단키트와 검사 서비스를 선보인 셀레스트라는 2021년 매출 559억원, 영업이익 22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엔데믹 이후 관련 수요가 급감하면서 현재 위기에 내몰렸다.
진단 기업들의 희비교차는 팬데믹 당시 확보한 자금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했는지에 따라 나뉜 것으로 풀이된다.
씨젠은 현재 단순 시약 판매를 넘어 진단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심 제품은 PCR 검사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완전 무인 자동화 시스템 ‘큐레카’ 와 전 세계 PCR 검사 결과 통계 데이터를 연결해 질병의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이해하도록 지원하는 ‘스타고라’ 등이다.
김정용 씨젠 재무관리실장은 “올해는 글로벌 학회 등을 모멘텀으로 미래 진단 패러다임을 바꿀 로드맵을 공유할 것”이라며 “현장 데이터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기술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개선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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