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누적 수익 1억 6717달러 돌파
워너브러더스가 마고 로비와 다시 손을 잡고 선보인 '폭풍의 언덕'이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에 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여성 제작진 주도의 기획이 상업적으로도 반복 적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재차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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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은 '프라미싱 영 우먼'으로 2021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에메랄드 펜넬 감독이 연출하고, 마고 로비가 제작과 주연을 맡았다. 넷플릭스가 배급권 확보를 위해 1억5000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펜넬과 로비는 극장 개봉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고 8000만 달러를 제안한 워너브러더스를 택해 주목을 받았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발렌타인데이 연휴가 낀 개봉 첫 주말, '폭풍의 언덕'은 북미 3682개 스크린에서 348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코로나 이후 로맨스 장르 최고의 오프닝 성적이었다. 해외에서도 76개 시장에서 4200만 달러를 거둬 글로벌 4일 합산 약 8200만 달러로 출발했다.
이후 27일 북미 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글로벌 누적 1억 6717만 달러를 돌파하며 최종 흥행 수익은 2억 5000만 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성과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흥행 수치를 넘어, 워너브러더스와 마고 로비 사이에 구축된 협업 구조가 반복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바비'가 그레타 거윅이라는 감독의 작가적 개성과 대중적 IP를 접목해 전 세계 14억 달러 이상을 거두며 극장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면, '폭풍의 언덕'은 고전 문학이라는 보다 전통적인 소재에서도 메이저 예산과 극장 중심 배급이 통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마고 로비가 단순한 스타 배우가 아닌, 감독의 창작 비전을 자본과 연결하는 제작자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다. 로비는 자신의 제작사를 통해 프로젝트의 초기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며 감독의 색채가 상업적 안전장치 속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설계해왔다. '바비'의 경우, 그레타 거윅 특유의 작가적 톤과 대중적 IP 사이의 균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로비는 스튜디오와 창작자 사이의 중간 지점을 형성했다. 원안 단계에서부터 기획 방향을 공유하고, 각본 개발과 예산 규모, 마케팅 포지셔닝까지 관여하며 단순 출연을 넘어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결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폭풍의 언덕' 역시 마찬가지다. 에메랄드 펜넬의 미장센과 파격적인 감정선이 대규모 자본 안에서 희석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동시에 8000만 달러라는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는 상업적 설계를 갖추는 과정에는 배우로서의 영향력과 제작자로서의 판단이 동시에 작동했다.
워너브러더스 입장에서 이번 결과는 창작자 중심의 파트너십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가 됐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선지급 구조가 중대형 프로젝트를 빠르게 흡수하는 상황 속에서, 극장 중심 배급을 고수한 이 선택은 단기 확정 수익 대신 박스오피스 데이터와 IP의 장기 가치를 우선한 전략으로 읽힌다. 결과적으로 워너는 유능한 창작자를 묶어두는 유인책으로 극장 개봉 환경 자체를 활용했고, 그 선택이 다시 한 번 시장에서 통했다. 이번 흥행은 할리우드가 다시금 창작자 중심의 프로젝트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함의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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