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선택한 김교흥…박찬대 시장선거 단일 구도
'포스트 이재명' 상징 계양을…공천 충돌 본격화
정치적 은인 宋 vs 복심 중의 복심 金 정면 대결
계양 충돌 피할 연수 이동론도…아직 현실성 낮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25년 6월 3일 오후 인천 계양구 한 아파트에서 21대 대선 개표 결과를 확인한 뒤 자택을 나서며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인천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명심'(明心)을 축으로 거대한 지각변동에 휩싸였다.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뿐 아니라 인천시장 선거, 연수갑 보궐선거까지 주요 선거가 한꺼번에 얽히면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천시장 선거판은 현역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장 출격을 공식화하면서 후보군 간 경쟁이 사실상 정리되는 양상인 반면, 대통령의 빈자리인 '계양을' 보궐선거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의 지역구를 내어주며 이 대통령에게 당권 장악의 발판 등 정치적 길을 열어준 '은인' 송영길 전 대표와 대통령의 지근거리를 지켜온 '복심'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한 치 양보 없는 공천 내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3선 고지에 올랐던 박찬대 의원의 이동으로 무주공산이 될 '연수갑'의 수성전까지 맞물리면서, 인천은 세 곳에서 동시다발적 선거전에 들어섰다.
김교흥 선회…인천시장 박찬대 단일대오
당선증 대리 수령부터 李 818호 승계까지
가장 먼저 윤곽이 드러난 곳은 인천시장 선거다. 인천은 현재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시장이 재임 중인 지역이지만 민주당에는 반드시 탈환해야 할 '심장부'로 통한다. 특히 정권 재창출 이후 처음 치러지는 지방선거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인천이 이 대통령의 확고한 정치적 기반임을 대내외에 확인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김교흥 의원은 지난 26일 입장문을 통해 "지방선거 완승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더 큰 선택을 하고자 한다"며 "인천시장 출마를 내려놓고 민주당 원팀을 만들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지난 1월 22일 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김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박 의원은 당내 가장 유력한 인천시장 주자로 부상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과 당대표·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춘 핵심 측근이다. 이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위해 대표직을 사퇴하자 원내대표였던 박 의원이 당대표 직무대행으로 당을 이끌기도 했다. 21대 대선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 대통령을 대신해 당선증을 대리 수령한 점도 두 사람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박 의원은 당선증 대리 수령에 이어 이 대통령이 사용하던 의원회관 사무실 818호도 물려받았다.
자신의 터전 내어준 宋의 복귀?
'성골 참모' 金이 가져갈 금배지?
인천 내 최대 격전지는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계양을'이다. 계양을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데다, 차기 대권 주자가 부상할 수 있는 '포스트 이재명'의 상징적 거점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은 이날 송영길 전 대표의 복당 신청을 의결하고 향후 공천에서 탈당 경력자 감산 규정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지 3년여 만에 복귀했다. 그는 6·3 지방선거와 같이 실시되는 인천 계양을 보선 후보 자리를 두고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과 맞붙을 전망이다.
지난 2022년 6월 보궐선거 당시 송 전 대표는 자신의 5선 터전이었던 계양을을 자진 사퇴하며 이 대통령에게 내어줬다. 20대 대선 패배 후 야인으로 남을 뻔했던 이 대통령은 송 전 대표가 터를 비워준 덕분에 원내 진입과 당권 장악, 나아가 대통령 당선까지 이어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대신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에 출마했지만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에게 밀려 낙선했다. 당시 지선은 20대 대선 종료 후 불과 3개월 만에 치러진 선거로 정권 교체 직후이자 새 정부 출범 초기라는 점에서 민주당에 쉽지 않은 정국이었다.
송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정치적 은인이라면, 김남준 전 대변인은 대통령의 시간들을 가장 가까이서 공유해 온 인물이다. 김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을 성남시장 시절부터 보좌해 온 '복심 중의 복심'이다. 성남·경기라인의 핵심 참모로 자리매김한 그는 정가에서 이른바 이 대통령의 '성골 라인'으로 통한다.
성남 지역방송 기자로 활동하던 그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취임한 이후 대변인으로 발탁됐고, 경기지사 당선 이후에는 경기도 언론비서관 등을 맡았다. 줄곧 이 대통령의 '입' 역할을 맡아 온 인물로, 정치권에서는 그의 발언이 곧 이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정확히 반영해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일 때는 당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을 맡았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제1부속실장으로 근무하며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고, 같은 해 9월 조직 개편에 따라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 20일 보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두 사람이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계양을은 경선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송 전 대표가 본인의 안방에서 대통령의 최측근 신예에게 밀릴 경우, 자칫 올드보이 용퇴론의 직격탄을 맞으며 중앙 무대 복귀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김 전 대변인이 패한다면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하는 명심의 영향력과 확장성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14표 차'의 기억 연수갑…박찬대 빈자리
기존 보수 강세였던 지역에 개인기가 관건
박 의원의 인천시장 출마로 자리가 비게 될 연수갑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계양을과 달리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한 편이다. 연수갑의 경우 박 의원이 3선을 기록하며 민주당의 텃밭처럼 인식되고 있는 지역구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지형이 복잡해, 결국 후보 개인기와 지역 밀착 관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과거 연수구는 황우여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15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이후 이 지역에서만 내리 4선(16~19대)을 기록하며 20년 가까이 보수 진영의 텃밭 역할을 해왔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연수구가 갑·을로 분구되기 전까지 민주당 계열 정당에는 사실상 난공불락의 지역으로 인식됐다.
변곡점은 20대 총선이었다. 분구로 신설된 연수갑에 출마한 박찬대 의원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상대로 단 214표 차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는 당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초접전으로 기록됐다. 이후 박 의원은 지역 기반을 다지며 이곳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계양을 공천 충돌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송 전 대표와 김 전 대변인 중 한쪽이 연수갑으로 이동하는 시나리오도 일각에서 거론되지만, 현재까지는 뚜렷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수갑에서는 박남춘 전 인천시장의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지역 사정에 밝은 정가 관계자는 "연수갑은 박찬대 의원이 3선을 했지만 연수구 내 원도심 지역으로 보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곳이다. 20대 총선에서는 대진운이 매우 큰 변수로 작용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같은 인천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송영길 전 대표는 계양을에서 오는 것이고, 김남준 전 대변인은 최근 인지도가 급격히 오른 인물이지만 연수갑과는 별다른 연고가 없다. 연수갑으로 방향을 틀어 도전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수갑으로 오는 것은 사실상 밀려 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계양을이 이재명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기 때문에 그 지역구에서 차기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은 포스트 이재명으로서 정치적 자산을 높일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