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워싱턴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연설을 통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알리는 모습이 영상 모니터로 송출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전쟁부(국방부)가 28일(현지시간)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으로 명명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대규모 중대전투 작전’ 개시로 양국 간 지난 수십 년에 걸친 뿌리 깊은 갈등의 역사가 주목받고 있다.
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두 나라 관계는 현재의 군사적 긴장이 단기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미·이란 관계의 갈등은 1953년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이 이란 의회의 1951년 석유산업 국유화를 빌미로 모하마드 모사데그 이란 총리를 축출하고 친서방 성향의 샤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를 복위시킨 쿠데타에서 본격화됐다. 이 사건은 이란 사회에 반미 정서가 깊게 각인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팔라비는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구축하며 급속한 서구화 정책을 추진했다. 미국의 지원으로 권력을 장악한 만큼 미국과의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었다. 미국과 이란은 1968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함께 서명하며 협력 기조를 유지했다. 1972년에는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1979년 이슬람혁명이 관계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주도한 혁명으로 팔라비 왕정이 무너뜨리고 신정(神政)체제의 이슬람공화국이 수립한 것이다. 그해 11월 이란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이 점거해 미국인 52명이 444일 간 억류했다. 사건의 발단은 미국이 축출된 팔라비에게 췌장암 치료를 이유로 미국 입국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은 외교 관계를 단절했고 이후 공식 외교는 복원되지 않았다. 1980년 이라크의 침공으로 발발한 이란·이라크 전쟁에서는 미국이 이라크를 지원하고 1988년에는 미 해군 순양함 빈센스함이 이란 민항기를 오인 격추해 290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해 미·이란관계는 꽁꽁 얼어붙었다.
미국은 1984년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고 이후 무기금수와 경제제재를 강화했다. 1986년에는 로널드 레이건 미 정부가 이란에 무기를 비밀 판매한 이란-콘트라 스캔들이 드러났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002년 국정연설에서 이란을 북한,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그해 이란 반체제 단체는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과 아라크 중수로 존재를 공개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공습한 28일(현지시간) 테헤란 시민들이 폐허가 된 건물 잔해를 지켜보고 있다 ⓒ AF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기인 2013년 미국과 이란은 고위급 통화를 재개했고 같은 해 잠정 핵합의가 체결되며 해빙의 조짐을 보였다. 2015년에는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이 타결됐다. 이 합의에 따라 이란은 우라늄 농축도를 3.7%로 제한하고 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300㎏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은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후보자 시절부터 이란 핵합의를 재앙적 최악의 거래라고 몰아붙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최대 압박’ 제재를 재개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미국 탈퇴 이후 이란은 농축 우라늄 생산을 확대해 60% 농축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간파한 미국은 2019년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2020년에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드론 공습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했다. 이란은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21년 JCPOA 복원을 시도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 축출 직전인 1978년 이란 수도 테헤란 반정부 시위 모습. ⓒ AP/연합뉴스
이런 와중에 이스라엘에 맞서 이란이 후원하는 이른바 ‘저항의 축’인 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가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의 강력한 공격으로 지도부가 붕괴되거나 중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후 미국과 이란 간에 전운이 짙어졌다. 2025년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고, 미국도 포르도와 나탄즈 등 핵시설을 타격했다. 이란은 카타르 내 미군 기지에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2026년에는 이란 통화 가치 붕괴에 따른 경제난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됐고, 당국의 강경 유혈진압으로 수천~수만 명이 사망하고 수만명이 체포됐다. 이런 상황에서 반정부 시위를 측면 지원하던 미국과 이스라엘이 마침내 28일 이란 내 목표물을 공습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확인했다. 하메네이는 1989년 호메이니 사망 이후 후임 이란 최고 지도자로 선출돼 신정 체제인 이란을 37년간 사실상 통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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