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쿠웨이트까지 감산 선언…원유 공급 불안 확산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3.08 10:47  수정 2026.03.08 10:49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불가항력’ 선언

이라크 등 주변 산유국도 원유 생산 차질

국제정세 혼란 속 유가 상승세

2일(현지시간)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시티에 위치하고 있는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이란 공습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AFP/연합뉴스

쿠웨이트가 중동 사태에 따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 등을 고려해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석유 생산을 감축하기로 했다. 이라크에 이어 쿠웨이트까지 석유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유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PC가 7일(현지시간) “쿠웨이트에 대한 이란의 계속된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에 대한 위협에 따라 예방적 조치로 원유와 정제 처리량을 감축한다”며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불가항력 조항은 전쟁과 자연재해 같은 통제불능 이변이 터지면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해도 책임을 면제하거나 이행을 미뤄주는 장치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여파로 현재 아라비아만에서 원유와 석유를 운송할 선박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 KPC 측의 설명이다.


KPC는 이번 조치가 위기관리와 사업 지속 전략의 일부라며 “상황 전개에 따라 조건이 허락하면 생산 수준을 복원할 준비는 완벽히 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후 이란이 주변 산유국 등에 미사일을 날리는 등 반격하면서 원유 생산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미 쿠웨이트는 지난 3일 쿠웨이트의 핵심 정유시설인 알아마디 단지가 이란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아 석유제품 생산량을 줄인 바 있다. 지난 1월 기준 쿠웨이트의 산유량은 일일 약 260만 배럴, 정유용량은 일일 80만 배럴이다.


쿠에이트 뿐 아니라 다른 걸프 산유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수출용 육상 송유관이 있는 걸프의 다른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와 달리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의 가장 안쪽에 있는 쿠웨이트는 원유, 석유제품 수출은 사실상 모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야 한다.


이에 쿠웨이트뿐 아니라 여러 걸프 산유국에서 이란 공격에 에너지 관련 시설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지역 도후크주에서는 미국 HKN에너지가 운영하는 사르상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은 뒤 하루 약 3만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이 중단됐다. 사우디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정유시설이 있는 라스타누라 단지가 드론 공격을 받자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세계 2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 카타르는 이란 드론 공격으로 최대 LNG 생산시설이 타격받자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해 공급을 중단했다. 카타르 LNG 생산 정상화에 최소 한 달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원유 생산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유조선이 걸프 해역으로 진입하지 못하자 원유 저장시설이 포화돼 산유량을 줄여야 하는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 또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2.21% 상승해 배럴당 90.90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92.69달러로 8.5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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