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불확실성 여전"…재계, 대미투자특위 활동 재개에도 '불안'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6.03.03 12:00  수정 2026.03.03 12:02

대미투자특위, 특별법 9일 처리 목표로 4일 활동 재개

'대구·경북 통합법' 상황 따라 일정 영향 받을 가능성

재계, 긴급 호소문 발표하는 등 입법 촉구 여론전 펼쳐

"산업경쟁력 저하 우려…지연될수록 협상력 약화"

김상훈 국회 대미투자특별법처리를위한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위법 판결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옥죄던 상호관세가 철폐됐지만, 재계는 여전히 좌불안석이다. 한미 전략적 투자 협력을 뒷받침할 법적 기반 마련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상호관세는 무효화됐지만 대미 투자가 지연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품목의 관세를 대폭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재계는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3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대미 관세협상 후속 입법을 논의하는 국회의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4일 활동을 재개한다. 특위는 4일부터 실질적인 법안소위를 가동해 9일 전체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시도할 계획이다.


대미투자특별법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움직임에 대응해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를 지원하고, 통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재계는 여야가 극한 대치 속에서도 '국익 우선'이라는 공감대 아래 특위 운영 계획을 가까스로 마련한 점에 대해서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미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한 차례 '경고성 메시지'가 나왔던 만큼, 이번에도 처리가 무산될 경우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이 여당에 협조를 요구하고 있는 대구·경북 행정통합법 처리 상황에 따라 특위 운영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변수로 꼽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합의 이행에 필요한 입법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합의 이전 수준인 25%까지 되돌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며 "상호관세가 법원 판단으로 무효화됐다고 해도, 투자 이행이 지연되면 특정 산업이나 품목을 겨냥한 추가 관세 카드가 언제든 다시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재계는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는 긴급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여론전에 나섰다. 법안 처리 여부가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투자 전략과 직결되는 만큼, 특위 활동 시한 내 결론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이날 공동 입장문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통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대미 수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위 활동 기한 내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의 IEEPA 위법 판결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미국은 대체법 등을 활용해 기존 관세정책 방향은 유지하면서도 추가로 특정 국가·품목에 대해서는 선별적인 관세를 부과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반도체·자동차·의약품 등 국내 주력 산업의 대미 수출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고, 산업경쟁력 저하도 우려되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늦어질수록 대미 협상력은 약화되고, 한미 경제협력의 실익은 실현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계는 특히 반도체·이차전지·첨단 제조업 등 대규모 대미 투자가 이미 진행 중이거나 계획 단계에 있는 만큼, 법적·재정적 지원 체계가 명확히 마련되지 않으면 투자 일정 조정이나 규모 재검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상호관세 무효화라는 '표면적 안정'과 달리, 통상 환경의 구조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재계의 인식이다.


재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대미 투자는 수년 단위의 중장기 계획에 따라 집행되는 만큼, 정책 신호가 명확하지 않으면 의사결정 자체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입법 지연이 길어질수록 기업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투자 속도와 규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