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의 수’ 뚫은 한국 야구…17년 만에 WBC 2라운드행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3.09 22:27  수정 2026.03.09 23:09

2라운드행을 확정한 야구 대표팀. ⓒ 연합뉴스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 야구 대표팀이 ‘경우의 수’를 뚫고 기적처럼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무려 17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C조 4차전에서 호주를 7-2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호주, 대만과 함께 2승 2패 동률을 이뤘으나, WBC 특유의 복잡한 순위 결정 방식인 '최소 실점률'에서 앞서며 극적으로 조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C조에서는 3전 전승을 기록한 일본과 한국이 각각 1, 2위로 미국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오른다.


기선제압의 주인공은 문보경이었다. 2회초 선두타자 안현민이 안타로 포문을 열자, 타석에 들어선 문보경은 호주 선발 라클란 웰스의 2구째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큰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기세를 탄 한국은 3회에도 몰아붙였다. 저마이 존스의 2루타와 이정후의 적시 2루타가 연달아 터지며 3-0으로 달아났다. 당황한 호주 마운드를 상대로 문보경이 다시 한번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점수 차를 4-0까지 벌렸다.


5회에도 한국의 집중력은 매서웠다. 2사 후 볼넷과 도루로 만든 기회에서 문보경이 다시 한번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때려내며 5-0, 8강 진출을 위한 ‘5점 차 이상 승리’ 요건을 일단 충족시켰다.


2라운드행을 확정한 야구 대표팀. ⓒ 연합뉴스

호주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5회말 호주의 로비 글렌디닝에게 솔로포를 허용했고 8회말 김택연이 볼넷과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만들어진 1사 2루 위기에서 트래비스 바자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점수는 6-2가 됐다.


8강 진출을 위해선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점수 차를 유지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위기의 순간 한국을 구한 것은 안현민이었다. 9회초 1사 1,3루에서 안현민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귀중한 추가점을 올렸고, 한국은 7-2로 승기를 굳혔다.


마지막은 조병현이 책임졌다. 8회말 1사 후 마운드에 오른 조병현은 호주 타선을 깔끔하게 실점 없이 막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도쿄돔을 가득 메운 긴장감이 환호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극적으로 '도쿄 대첩'을 완성하며 8강행에 성공한 류지현호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대표팀은 10일 전세기를 이용해 결선 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이동한다. 17년 만의 본선 라운드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한국 야구의 운명의 8강전은 한국시간으로 14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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