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변수…ISS '최윤범 반대' 속 국민연금 표심 주목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3.10 13:17  수정 2026.03.10 13:19

캐스팅보트 쥔 국민연금, 최윤범 재선임 안건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

정부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기조와 맞물려

21일 열린 핵심광물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투자 세션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공식 연사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고려아연

고려아연의 명운(命運)을 가를 정기 주주총회를 불과 2주 앞두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를 권고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 회장 재선임 반대 이유로 ▲고가 자사주 매입 후 저가 유상증자 시도 ▲불법적인 상호주 형성을 활용한 영풍에 대한 의결권 제한 논란▲대규모 전략 투자 과정에서의 이사회 심의 절차 문제 등을 들었다. ISS는 이러한 사안들이 글로벌 거버넌스 기준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국민연금, 5% 지분으로 캐스팅보트


현재 최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측의 지분율 차이는 1%p 내외의 초박빙 구도다. 어느 한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벼랑 끝 대치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기준 고려아연 지분 약 5%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사실상 승패를 가를 캐스팅보트다.


만약 국민연금이 ISS의 권고를 수용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약 13%에 달하는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심 역시 크게 요동치며 영풍·MBK 연합 측으로 쏠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장의 관측은 국민연금이 ISS의 권고를 무시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린다. 이번 고려아연 주총이 단순한 경영권 분쟁을 넘어, 이재명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자본시장 선진화(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의 중대한 시험대여서다.


실제 고려아연 주총은 지난해 7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 전체'로 명확히 확대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열리는 첫 대형 주총이라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남다르다.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이행을 강력하게 주문받고 있는 국민연금으로서는 주주 가치 훼손 논란이 불거진 최 회장 측의 손을 들어주기엔 정치적·시장적 부담이 막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회장 체제에서 불거진 재무적 논란도 변수다. 실제 고려아연은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의 2조5000억원 규모 자사주 공개매수로 배당가능이익이 줄었고, 수십 년간 이어온 중간배당이 중단됐다.


여기에 하바나1호 펀드를 통한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연루 의혹, 이그니오홀딩스 고가 매수 논란 등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1년여 간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지출된 법률 및 컨설팅 비용만 무려 1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란 충격적인 추산도 제기된다. 이는 고스란히 주주들의 피해로 직결되는 액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최종 의결권 행사 방향은 주총 직전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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