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사무처장 "재판소원 도입 통해 보다 촘촘한 기본권 보장 가능"
연간 최대 1만5000건 추가 접수 전망…"대부분 각하될 것"
법원과의 신경전도…"헌재 결정 따르지 않을 경우 중대한 헌법 위반"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재판소원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안)가 이르면 이번 주 공포·시행된다.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이 허용되면 행정부와 법원의 공권력 작용도 헌법적 통제의 대상이 된다"며 "국가 권력의 행사를 보다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고 기본권 친화적인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소원 도입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4심제' 논란과 관련해서는 "법원과 헌법재판소 간의 효율적인 사법 기능 배분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판소원제 도입 준비 상황 등에 대해 설명했다.
"재판소원 통해 보다 친절하고 충실한 법원 심급 제도 될 것"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헌법소원 제도는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수단"이라며 "이를 통해 입법, 행정, 사법 등 국가 권력이 헌법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소원이 금지됨으로써 국민의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법원의 재판 작용에 대한 헌법적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기 전에 법원의 재판을 거쳐야 하는 행정부의 작용까지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재판소원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판소원 제도의 도입으로 법원의 심급 제도는 보다 친절하고 충실한 권리 보호 절차로 기능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는 법원의 재판이 헌법의 지침과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를 살핌으로써 보다 촘촘한 기본권 보장 체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헌재, 재판소원 도입 시 연간 최대 1만5000건 추가 접수 전망
재판소원제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 중 ▲헌재의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를 대상으로 삼는다.
재판소원은 법원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청구가 가능하다.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이 도입될 경우 연간 1만건~1만5000건에 달하는 사건이 추가 접수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 측은 "대부분 각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1심 또는 2심에서 상소 포기로 인해 확정된 판결에 대해 당사자가 재판소원을 청구할 경우에 대해서는 "'보충성 위반'을 이유로 각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에서 보충성 원칙이란 상소 등 다른 법률상 구제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한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는 원칙을 말한다.
이와 함께 법원이 헌법재판소의 재판소원 결정에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중대한 헌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손 처장은 "헌법재판소의 분명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반복해서 동일한 결정을 내린다면 법관의 위헌·위법한 행위로도 치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력 증원 및 예비비 확보 위해 예산당국과 긴밀 협의 중"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3일 재판관 회의를 개최해 재판소원의 사건부호를 '헌마'로 결정했다. 아울러 재판소원 사건명은 '재판취소'로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함께 재판소원 사건의 사전심사업무 강화를 위해 법조경력 15년 이상의 헌법연구관으로 구성된 8명의 전담 사전심사부 구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및 예산 증원 문제와 관련해 함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지성수 사무차장은 "적시처리를 위해 헌법연구관과 사무처 심판사무인력을 확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인력 증원 및 예비비 확보를 위해 현재 예산당국과 긴밀하게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중 법이 시행되는 즉시 사무처 직원의 근무부서 조정을 통해 관련 부서에 임시로 지원인력을 배치해 운영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청사. ⓒ데일리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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