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노조 교섭 요구 강도 더욱 높아질 전망
유가 상승 장기화 시 운송 단가 조정 요구 우려
지난 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뉴시스
국내 택배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기름값도 요동치고 있는 데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까지 겹치면서 업계의 부담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하청 노동자가 원청 기업과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노란봉투법이 지난 10일부터 시행됐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원청 기업으로 확대해 하청 기업의 노동자가 원청 기업의 사업주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택배 기사들은 대부분 개인사업자로 대리점과 위·수탁 계약 관계를 맺는 구조여서 그동안 원청과 직접 교섭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법 시행으로 배송 기사들이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등 원청 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조법 시행 첫 날인 이달 10일 하루 동안 221개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407개 하청 노조·지부·지회에서 개정 노조법에 따른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택배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등이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았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노조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짜 사장 나와라” 등을 외치며 원청 교섭 요구안을 전달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노조의 교섭 요구 강도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택배사들이 대리점연합회, 택배노조와 기본 협약을 체결하고 노사 관계를 개선해오고 있지만 이번 법 시행으로 향후 어떤 의제가 제기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택배업 특성상 배송 차량 운행 비중이 높은 만큼 유가 상승은 연료비와 간선 운송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택배 기사들이 개인사업자 형태인 만큼 연료비 부담이 커질 경우 현장 기사들과 대리점의 비용 압박이 확대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택배 기사 수익성 악화와 운송 단가 조정 요구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교섭 요구의 다변화, 유가 상승에 따른 안전운임제 요구 등의 상황에 따라 업계의 경영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인 것은 맞다”며 “전자의 경우 개별 케이스 각론으로 살펴보면 법 적용이 어려운 애매한 회색 지대가 있고, 후자는 회사를 넘어 정부 차원에서도 화물차주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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