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들썩이자 주담대 금리 '고공행진'
가계부채 관리로 옥죄기 들어가는 금융당국
대출 한파에 실수요자 '비상'…서민 한숨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은행 ATM 기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 시장금리가 요동치자, 은행권 대출금리가 덩달아 치솟으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의 고삐를 한층 강하게 쥘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 한파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의 금융채 5년물 기준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4.39~5.99%로 집계됐다.
이달 첫 영업일인 지난 3일 대비 상단과 하단이 각각 0.21%포인트(p), 0.01%p 상승했다.
최근 중동 사태 악화로 인한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시장금리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은행권의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등 지표금리가 일제히 오르며 대출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소폭 내림세였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 금리를 동결하면서 향후 6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작다고 밝히면서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은행채 금리가 급등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10일 연 3.804%로 지난달 27일 연 3.572%보다 열흘만에 0.232%p 올랐다.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오르면서 차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심지어 장기 대출인 주담대 금리가 단기 대출 위주인 신용대출 금리를 넘어서는 이례적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같은 날 기준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3.86~5.01% 수준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주담대는 주택이라는 확실한 담보물이 존재하기 때문에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외적인 금리 상승 압력에 더해,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 정책도 대출 금리를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매년 금융권 전체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중은행의 대출 증가 속도를 통제한다.
당초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지난달 말에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세부적인 규제 수위 등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발표 일정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올해 적용될 대책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 보고 있다.
특히 주담대 대해서는 전체 총량 관리와 별도로 독자적인 관리 목표를 설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아울러 갭투자 등을 통한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핀셋 규제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 입장에서는 당국의 강화된 가이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선제적인 대출 수요 억제에 나설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적 정책 기조가 맞물리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의 대출 여력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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